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연초 빠르게 오르면서 2670선을 찍은 뒤 2530까지 밀린 상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이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리스크 소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7거래일간 'KODEX 레버리지' 294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417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 밖에도 'KODEX 200'도 474억원어치를 샀다. 이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증시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나는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특히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해 손실률 또는 수익률이 높다.
개인은 증시가 5% 가까이 상승한 1월에는 레버리지 상품을 팔고 이른바 '곱버스' 등 인버스 상품을 담으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을 보여왔다.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각각 1789억원, 2845억원어치 팔았다. 반대로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781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238억원 규모를 샀다.
증시의 연초 상승세가 꺾이자 최근 개인은 계좌에 담아뒀던 인버스 ETF를 순매도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최근 7거래일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인버스를 각각 2843억원, 439억원어치 팔았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181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이 기간 수익률은 9.67%, 5.16%, 4.34%다.
증시 상승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은 차익 실현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관세 불확실성, 공매도 재개 등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외 변수를 반영하면서 해외 증시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이달 증시가 박스권에서 하단을 높여가는 순환매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불확실성과 마주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들 불확실성이 실체로 나타나 증시 추세를 훼손하기보다는 변동성만 유발하면서 증시 상단을 제약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주도주였던 제조업,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에 대해 단기 조정이 계속되겠지만 이 과정을 소화하고 나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3월엔 리스크가 많다"며 "다만 리스크를 소화한 뒤엔 증시와 주도주 제조업,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이 랠리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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