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 중국이 올해도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7.2% 늘리기로 했다. 경기 하방 압력에도 지난해와 동일한 증가율을 이어가는 것이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방비 지출을 전년 대비 7.2% 늘린 1조7847억 위안(약 358조원)으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비 예산 증가율은 2019년 7.5%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격탄을 맞은 2020년부터 2년 연속 6%대로 내려갔다가 2022년부터 다시 7%대를 회복했다.
로이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부터 국방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향후 5년간 매년 8%씩 국방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비교된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로 따지면 연간 9000억 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미국 국방비는 중국의 4배에 상당한다.
다만 블룸버그는 중국 국방비 예산이 지난 30년간 매년 최소 6.6%씩 증가했지만, 실제 액수는 공식 수치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국방 예산이 약 3300억~4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국이 공개한 예산의 1.5~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 국방예산 증가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듯, 러우친첸 전인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국방비는 2016년부터 9년 연속 한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해 왔으며, 국방비 예산은 수년 동안 국내총생산액(GDP)의 1.5% 미만으로 유지되어 세계 평균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해방군을 건군 100주년이 되는 2027년까지 현대화하고, 2050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군대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군사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른 핵무기 보유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최소 10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3760개다.
리창 총리도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2027년 건군 100주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군사 훈련과 전투 준비를 강화해 중국의 국가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임을 강조했다.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속 중국의 군사 활동도 빈번해진 모습이다. 특히 최근 중국 지도부가 대만과의 조국 통일을 향한 의지를 강조하는 가운데 대만을 겨냥한 군사 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중 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중국은 최소 3차례의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해 대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호주 인근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했으며, 남중국해 등 분쟁 지역에서 필리핀·일본 등과도 영유권 분쟁 갈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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