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의 자격=윤여준, 한윤형 지음. MG채널.
2011년 펴낸 책을 15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출간했다. 저자는 개정증보판을 통해서 최근 3번의 국회 탄핵 통과를 겪은 대한민국 정치 현실을 반영해 시대적 요구에 맞는 대통령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청와대, 행정부, 국회 등 20여년간 국가운영에 종사한 저자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과 역량을 항목별로 정리해 독자에게 제시한다. 특히 한국이 ‘중진국의 덫’을 벗고 선진국에 진입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하면서도, 정치·사회적인 측면의 위기는 과거보다 절박하다고 평한다. 개정증보판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수정·보완했고,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대통령 평가를 새롭게 추가했다.
저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치에 대해 타산지석으로서의 시사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까지 불렸던 한국의 대통령제 역시 국민들의 인정과 대의민주주의 절차 속에서만 기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했다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결단력이 부족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실용주의 보수’의 미덕을 벗어던졌다고 평한다.
"최근 '대통령의 무자격'을 모두가 목도했고, 책임져야 할 위치에 올라간 사람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는지를 참담하게 관람했다. 윗세대보다 민주주의를 훨씬 더 체화한 것처럼 보이는 청년세대의 저항 정도가 위안거리다. 하지만 '대통령의 무자격'을 절실하게 느낀 이 순간이 오히려 '대통령의 자격'을 다시 물어야 하는 시점일 수 있다." (4쪽)

칼 이야기= 최명 지음. 조선뉴스프레스.
원로 정치학자이자 동양 고전 '삼국지’를 가장 깊이 연구한 학자로 꼽히는 저자가 칼을 주제로 책을 펴냈다. 저자는 '수호전' 등 동서양에 흩어진 칼을 둘러싼 방대한 이야기를 묶었다.
또한 이순신, 조조, 유비, 관우 등이 지녔던 칼에 대한 이야기도 전한다. 유비는 쌍검(雙劍), 관우는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 장비는 칼 대신 장팔사모(丈八蛇矛)란 창을 썼다고 한다. 리처드 버튼 경(1821~1890)이 “칼의 역사는 사람의 역사”라고 했듯, 석기, 청동기, 중세, 1·2차 세계대전 등 시대별 칼의 모습도 담았다. 흑색화약의 등장에 따라, 17세기 후반 군대가 구식 보병총(muskets)으로 무장한 모습을 알렉상드르 뒤마의 장편소설 ‘삼총사(The Three Musketeers)’ 제목을 통해 알려주듯, 이야기를 쉽게 전달한다.
"설검은 돌이나 금속으로 된 것이 아니다. 사람의 입안에 있다. 혀를 입안의 칼이라 하여 설검이라는 말이 생겼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어도 있다. 그러나 혀를 잘못 놀려 곤경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184쪽)

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인해·명오 지음. 민족사.
통도사와 동학사 승가대학 학장스님들이 출가의 의미와 과정 등 출가의 길을 직접 전한다. 출가자의 진솔한 고민과 성장,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수행 속에서 발견한 행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종교적 선택을 넘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본질을 찾는 두 스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해 스님은 “길 잃은 어린아이가 어머니를 찾아 나서듯, 망설임 없이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출가의 본질”이라고, 명오 스님은 “속가를 떠나온 나를 구속할 사람은 누구도 없고, 나 자신과 대면할수록 성장하는 나를 느꼈다. 자유와 행복, 출가의 백미이다”라고 말한다.
"‘스님은 지금의 생활이 최선의 선택이고 운명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보 같은 질문일지 모르지만 물어보고 싶습니다. 속세에 살면서 지금과 같은 만족을 느낄 수 없을까요? 불도를 닦는 것이 최선이라면 지금 세상을 살고 있는 많은 구성원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까?’ 남동생의 부치지 못한 편지는 십여 년이 흐른 뒤에야 내게 전해졌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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