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연세대학교와 LG에너지솔루션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건식 전극(Dry Electrodes)'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기술적 난제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건식 전극의 제조 공정과 전기화학적 성능을 단위 프로세스별로 분석하고,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핵심 화학적 인자를 밝혀내 기존 습식 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실질적 해법을 제시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배터리 제조사들은 습식 전극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습식 공정은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용매와 혼합해 슬러리 형태로 만든 후 이를 금속 포일에 코팅하고 건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공정은 에너지 소비가 많고, 공정 시간이 길며,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해 제조 비용이 증가한다. 또, 후막 전극 제작이 어려워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건식 전극은 용매 없이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고체 파우더 형태로 혼합해 전극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건조 공정이 필요 없고,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으며,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건식 전극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상용화되면 배터리 제조 공정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건식 전극의 상용화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존재한다. 연구팀은 전극 균일성 확보, 후막 전극 기술 개선, 대량 생산을 위한 수율 확보 등을 주요 난제로 지적했다. 건식 전극은 용매 없이 제작되기 때문에 전극의 균일성이 떨어질 수 있어 전극 성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분산 기술과 압연 공정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또한, 후막 전극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기술이지만 균일한 두께와 밀도로 형성하는 것이 어렵다. 고접착성 바인더와 도전재 개발, 공정의 정밀 조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건식 전극의 대량 생산에서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기존 습식 공정보다 생산 수율이 낮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세대와 LG에너지솔루션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제조 공정과 전지 성능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원인을 규명했다. 또한 대면적 적용과 상업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제시하며 향후 연구 방향을 명확히 정립했다.
이상영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식 전극 기술의 난제를 규명하고, 연구실 단계를 넘어 대량 생산을 위한 실질적인 개발 방향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건식 전극 연구의 새로운 기준을 확립하고 배터리 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는 "건식 전극은 배터리 제조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극대화에 중요한 기술"이라며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