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경의 M&A] 초국가적 리바이어던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계

[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세상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는 것은 물론 초거대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아날로그 세상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에 대한 패권전쟁과 관세 전쟁으로 분열되고 있는 반면 디지털 세상은 초연결사회로 급속하게 통합되면서 몇 개의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들은 한 국가의 경제력을 초월하는 초국가적 권력을 만들었고, 권력, 재력, 금력 등을 기초로 한 초국가적 3각 네트워크(Ultranational Triangle Network)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들의 영향력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 보다 강력하며, 초국가적 엘리트 그룹(Ultranational Elite Group),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 및 센티비리어네어스 클럽(The Centibillionaires Club), 초국적 투자금융카르텔(Transnational Investment Banking Cartel) 등 국가권력을 능가하는 3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중심에는 무차별적으로 살포한 미국의 달러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이 있다.

인류는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를 구성했지만, 사회가 강력한 힘을 가진 집단에 의해 지배되는 현상이 발생하자, 사회구성원들은 혁명을 통해 통치구조를 변경하였고, 사회구성원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통치자를 선출하게 되었다. 국민들은 통치자에게 권리를 위임하고, 법에 복종하고, 국가라는 울타리를 통해 안전을 도모하게 되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위임을 받은 통치자들은 안정을 추구하는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처벌까지도 자행하는 괴물로 변하게 되었다. 이는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가 말한 리바이어던(Leviathan)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이며, 인간은 통치자의 절대권력에 복종하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을 보호하고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권리를 국가와 통치자에게 위임했지만, 결국에는 대리인들에게 지배당하게 된 것이다.

돈 또한 변화를 겪게 된다. 돈은 소유하는 것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돈을 찍어내고 국가 정책을 집행하는 집단의 영향력도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소유하는 것은 세금에 노출되지만 운영하는 권리와 능력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지 않으며, 돈을 찍어내거나 국가정책을 집행하는 것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하지만 돈을 찍어내는 것이나 정부정책을 집행하는 자금은 특별한 곳으로 흘러들어간다. 이는 주식을 소유하면 세금이 붙지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센티비리어네어와 같은 천문학적인 부자들은 돈을 관리하고, 투자하는 투자금융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절대적인 자금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매그니피센트 7”에 속하는 모든 기업은 초거액을 투자하는 투자금융 그룹에 의해 만들어졌다.

세계 12위권인 2025년도 한국의 GDP는 약 1조 9,000억 달러이다. 한국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 12위권에 진입했지만, “매그니피센트 7”에 속하는 대부분의 초거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한국의 GDP를 능가하고 있다. 애플(약 3조5,8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약 2조8,900억 달러, 엔비디아(약 2조8,000억 달러, 아마존(약 2조1,600억 달러), 구글(약 2조500억 달러), 메타(약 1조6,500억 달러), 테슬라(약 8,900억 달러) 등으로 메타와 테슬라를 제외하면, 모두 우리나라의 GDP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들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순자산이 1,000억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부자 그룹을 탄생시켰다. 이들을 센티비리어네어($100 Billion Club)라고 부른다. 전 세계 센티비리어네어는 약 16명 정도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순자산이 약 1,950억 달러,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순자산이 약 1,940억 달러, 메타의 마크 주커버그는 순자산이 약 1,770억 달러,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순자산이 약 1,41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순자산이 약 1,28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발머는 순자산이 약 1,210억 달러, 알파벳의 래리 페이지는 순자산이 약 1,140억 달러, 알파벳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순자산이 약 1,100억 달러 등으로 모두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매그니피센트 7”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 등이 속한다. 첫째, 애플의 주요주주(2025년 3월 기준)는 ①뱅가드 그룹(약 9.29%, 약 3,290억 달러), ②블랙록(약 5.73%, 약 2,030억 달러), ③스테이트 스트리트(약 3.96%, 약 1,410억 달러), ④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약 2.27%, 약 805억 달러), ⑤지오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약 2.26%, 약 802억 달러) 등으로,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상속녀보다 많은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둘째,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주주는 ①뱅가드 그룹(약 9%, 약 2840억 달러), ②블랙록(약 7.6%, 약 1810억 달러), ③스테이트 스트리트(약 4%, 약 1220억 달러), ④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약 2.7%, 약 819억 달러), ⑤지오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약 2.26%, 약 698억 달러) 등으로, 창업자 빌 게이츠가 소유하고 있는 약 1.34%보다 많다.

셋째, 엔비디아(NVIDIA)의 주요 주주는 ①뱅가드 그룹(약 8.75%, 약 1,928억 달러), ②블랙록(약 7.56%, 약 1,810억 달러), ③FMR, LLC(Fidelity, 약 4.07%, 약 1,349억 달러), ④스테이트 스트리트(약 3.86%, 약 1,149억 달러), ⑤지오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약 2.23%, 약 744억 달러) 등으로, 창업자 젠슨 황이 소유하고 있는 약 3.5%보다 많다.

넷째, 아마존의 주요 주주는 ①뱅가드 그룹(약 7.77%, 약 1,752억 달러), ②블랙록(약 6.50%, 약 1,465억 달러), ③스테이트 스트리트(약 3.44%, 약 776억 달러), ④FMR LLC(약 3.10%, 약 699억 달러), ⑤지오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약 1.93%, 약 436억 달러) 등으로,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약 8.58%보다 많다.

다섯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 Inc.)의 주요 주주는 ①뱅가드 그룹(약 8.34%, 약 1,616억 달러), ②블랙록(약 7.0%, 약 1,421억 달러), ③FMR LLC(약 4.07%, 약 1,349억 달러), ④스테이트 스트리트(약 3.86%, 약 1,149억 달러), ⑤지오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약 2.23%, 약 744억 달러) 등이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Class C 주식의 약 6%를 소유하고 있으며,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Class B 주식을 래리 페이지와 함께 약 51%의 투표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르게이 브린은 Class A 또는 Class C 주식소유비율이 낮은 편이다.

여섯째, 메타(페이스북)의 주요 주주는 ①뱅가드 그룹(약 8.4%, 약 911억 달러), ②블랙록(약 7.1%, 약 772억 달러), ③FMR LLC(약 6.037%, 약 652억 달러), ④스테이트 스트리트(약 3.86%, 약 1,149억 달러)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약 13.5%, 약 1,689억 달러) 등으로,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소유하고 있는 약 13.5%보다 많다. 다만, Class B 주식은 10개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일곱째, 테슬라의 주요 주주는 ①뱅가드 그룹(약 6.89%, 약 442억 달러), ②블랙록(약 5.62%, 약 365억 달러), ③스테이트 스트리트(약 3.13%, 약 45억 달러), ④지오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약 1.90%, 약 24억 달러), ⑤캐피탈 월드 인베스터스(약 1.65%) 등으로, 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소유하고 있는 약 12.8%보다 많다. 일론 머스크는 약 17%였으나, 일부를 매각하여 약 12.8%가 되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초거대규모의 기업 대부분은 뱅가드 카르텔(Vanguard Cartel)이 지배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대주주는 뱅가드 그룹(약 9.08%)과 스테이트 스트리트(약 4.95%)이며, 뱅가드 그룹의 주요 주주는 비공개로 베일에 쌓여 있다. 뱅가드 그룹과 같이 지배구조가 공개되지 않는 조직은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권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와 센티빌리어네어들의 네트워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 3중 국적자)의 정치-경제 동맹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1등 공신이고,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를 정부 구성원들을 개혁하고 새로운 정부로 개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세계 최고의 권력자와, 세계 최대 부자가 동맹체를 만든 것이다. 결국 21세기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를 통치할 수 있는 리바이어던 네트워크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두 사람 모두 충동적이고 타협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대중의 관심을 즐기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는 “딥 스테이트(The Deep State)”의 해체론을 주장하는 음모론적 성격이 있으며, 일론 머스크는 극우 음모론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 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