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 기능을 확대한 스마트폰이 잇따라 공개되며 향후 시장의 주력 제품이 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애플의 경우 AI 기반 음성 비서 ‘시리(Siri)’의 핵심 기능 출시 연기를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 기술에 크게 뒤처진다는 평가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8년 내 250달러 이상 스마트폰 10대 중 9대가 생성형 AI를 지원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시리즈와 샤오미의 15 울트라 등 AI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이 시장에 쏟아지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갤럭시S25 시리즈는 출시 21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인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을 통해 삼성전자가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기대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갤럭시 A56 5G’와 ‘갤럭시 A36 5G’를 내세워 AI 기능을 중저가 제품으로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애플에 이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3위를 유지 중인 샤오미의 추격도 매섭다. 샤오미는 자사 플래그십 모델 15 울트라를 출시하며 AI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자체 운영체제와의 결합을 통해 AI 최적화를 진행하며 삼성과의 경쟁을 본격화했다. 또 샤오미는 자사 브랜드 포코(POCO)를 통해 ‘포코 X7 프로’ 공식 판매를 이날 시작했다. 포코 X7 프로는 샤오미 최신 운영 체제 ‘하이퍼OS 2’를 탑재해 사진 편집, 녹음 요약, 실시간 번역 등 AI 기능을 지원하며 구글 제미나이 AI가 내장됐다.
이처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AI 기술을 중심으로 경쟁을 벌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모습이다.
당초 오는 4월 출시 예정이었던 애플의 AI 기반 음성 비서 ‘시리’의 핵심 기능은 내년으로 출시가 연기됐다. AI 시스템 개발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애플이 경쟁사 대비 AI 기술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애플이 고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 탓이다. 애플은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보급형 모델 ‘아이폰 16e’를 출시했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급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AI 스마트폰 트렌드 속에서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탓이다.
시장에선 애플이 전통적으로 신기술 도입에 신중한 접근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차별화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폰 판매 부진 등 수익성 우려가 커지면서 신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하고 가격을 동결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애플은 이례적으로 올해 초부터 아이폰16e, 신형 아이패드 및 아이패드 에어 등 신제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물량공세’에 나서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