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관영매체가 딥시크발(發) 중국 기술주 열풍 속 한국인들도 중국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섰다고 보도하며 자국 '증시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 국영중앙(CC)TV 경제 뉴스는 9일 서울에 주재하는 CCTV 기자를 생중계로 연결해 한국 내 중국 주식 투자 열풍을 보도했다. 이 기자는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이 잇달아 과학기술 혁신 방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가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이후 경제 지원책, 특히 로봇·반도체·자율주행 등 과학기술 육성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고도 했다.
CCTV는 한국증권예탁결제원의 최근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2월 중국 본토·홍콩 증시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들의 월간 거래량이 7억8200만 달러(약 1조1400억원)로, 전월 대비 약 3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로, 같은 기간 한국 투자자의 유럽·일본 주식 시장 투자 규모도 웃돈 것이다.
CCTV는 또 국내 최대 증권사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2월 17일부터 28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해외 주식 상위 10개 가운데 중국 주식이 6개였으며, 이 중 대부분은 전기차·인공지능·반도체 등 기술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었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2월 말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중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44개로, 이 가운데 지난달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ETF 펀드 수익률이 62.8%로, 미국 ETF 수익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고도 짚었다.
CCTV는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하이테크 분야의 급속한 발전이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 신뢰를 크게 높였으며, 앞으로도 중국 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CCTV의 한국인 중국 주식 투자 열풍은 이날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는 물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중국 정부가 최근 중국 AI스타트업인 딥시크 쇼크로 촉발된 중국 주식 투자 열풍을 적극 띄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금융매체인 증권시보도 10일 최근 골드만삭스·도이체방크·JP모건·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중국 인공지능 혁신 성과, 민간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 중국 주식 저평가 등의 이점으로 중국 주식에 대한 등급이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모건스탠리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대형 인터넷기업) 알리바바 주가 목표가를 180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향후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DBS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또 다른 중국 빅테크인 텐센트 목표가를 기존의 495홍콩달러에서 609홍콩달러로 대폭 높였다.
실제로 최근 중국 딥시크발 기술주 열풍 속 '테리픽10(Terrific Ten)'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중국의 10개 정보기술(IT) 기업을 가리키는 말로, 여기엔 비야디,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메이퇀, SMIC, 지리차, 바이두, 넷이즈, 징둥닷컴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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