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단지 입주로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전세 시장이 최근 상급지와 학군지 일부를 중심으로 다시 출렁이고 있다. 특히 송파구와 강동구의 경우 신학기를 맞아 학군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최근 3개월 새 30% 넘게 감소하면서 전셋값 오름세가 눈에 띄고 있다.
월세 선호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 전세 비중을 웃돌고 있지만, 금리 인하와 공급 감소가 겹치며 전세물량 감소가 심화되면다. 전셋값의 경우 매매가격의 하방지지선 역할을 하면서 전셋값 상승이 상급지 집값을 밀어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8일 송파구 오금동의 ‘송파 더플래티넘’ 전용 66.94㎡의 전세보증금이 기존보다 3000만원 상승한 6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7일 14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불과 1개월 새 보증금이 3억원가량 올랐다.
송파구 일대 주상복합 단지 역시 전세 가격이 상승 추세다. 이달 8일 거여동 주상복합 단지인 ‘SP센트리움시티’ 전용 67.28㎡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1000만원 상승한 5억1000만원에 전세가를 형성했다.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들어 3월 둘째주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셋값이 0.76% 올라 서울 평균(0.14%)보다 5배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잠실동과 신천·방이동 일대 및 학군지를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3월 둘째주(10일 기준)에도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전 주(0.1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인근 강동구 전셋값도 3월 둘째주 보합 전환된 이후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월 둘째주에는 0.11% 오르며 송파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이달 전용 59.785㎡ 매물이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이 가격대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앞서 천호동의 ‘천호e-편한세상’ 전용 78.35㎡ 매물은 지난달 19일 전세보증금이 기존 가격보다 1억8000만원 오른 6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계약이 이뤄졌다.
이러한 전세값 오름세는 상급지 내 학군지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새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 물량은 3만1970건에서 9.3%가 줄어든 2만9026건에 머물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강동구와 송파구가 전세 매물 감소율 1, 2위를 나란히 기록 중이다. 서울 강동구의 경우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 매물이 36%(4524건→ 2892건), 송파구는 34.6%(3378→ 2210건) 줄었다.
이 같은 전세시장 불안이 하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팀장은 “향후 입주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전세 가격도 하반기 들어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지역은 제한적이겠지만 금리 인하로 수요가 많은 지역 중 전세 물량이 없는 지역의 경우, 갭투자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