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을 혁신하며 미래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업스테이지(Upstage)는 뛰어난 기술력과 실용적인 솔루션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 클로바 AI의 창시자인 김성훈 대표가 설립한 이 기업은 "AI를 더욱 이롭게 하라(Making AI Beneficial)"라는 모토 아래, 맞춤형 AI 모델과 시스템 구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누적 1400억원을 투자받았다. 소프트웨어 분야 국내 AI 스타트업 중에서는 독보적인 선두 기업에 올랐다.
특히 금융권에서 업스테이지의 약진이 돋보인다. 배경에는 라인뱅크와 라이나생명 CPC 전략본부 임원을 거친 최홍준 부사장의 역량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주경제가 최 부사장을 만나 업스테이지의 기술 철학, 비즈니스 전략,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업스테이지와 부사장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
“업스테이지는 2020년 설립된 AI 기업이다. 현재는 세계 정상급 기술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저희는 솔라 LLM이라고 하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로 온프레미스(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 환경뿐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고성능을 발휘하면서 많은 고객들이 찾아주고 있다. 우리는 도큐먼트 AI라고 해서 OCR(문서 인식) 기술 기반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그런 서비스 제품을 갖고 있다. 이 제품은 문서를 디지털화하고, 자산화하는 데 굉장히 높은 정확성과 효율성을 보인다. 작년 4월 시리즈 B를 마무리했고 누적으로는 1400억원 정도 투자를 받았다”
-B2B 시장에서 업스테이지를 주목하는 기업들이 많다.
“업스테이지가 가진 차이점은 금융, 법률 이런 영역에서 도메인 지식을 전문가 수준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 영역에서는 금융권 IT 개발팀장이나 저같이 CIO(최고투자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의 분들이 와 계시고, 전문성을 갖춰 각 고객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솔라 LLM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LLM과의 성능 경쟁에서도 높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는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빅테크들은 굉장히 큰 자본과 그래픽카드 같은 IT 자원을 기반으로 LLM을 압도적인 수준으로 서비스하거나 개발하고 있다. 반면에 저희는 규모만 보면 1% 수준도 안 되지만, 특정 도메인을 타깃으로 해서 해당 영역에만 집중하다 보니 빅테크들과 견줄 수 있게 됐다. 특히 금융이나 법률,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그 어떤 성능보다도 뛰어나다고 자신한다.”
-현재 소프트웨어 분야 국내 AI 기업 중에서는 투자 유치가 1위다. 앞으로 어느 정도의 투자가 더 필요한가?
“업스테이지는 투자도 받지만 실제로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매출도 매년 2~3배씩 성장 중이다. 이렇다 보니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기보다는 자생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상태에서 투자를 추가로 받는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하는 더 큰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투자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 저희가 미국이나 일본 법인을 통해 갖고 있는 기술을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업스테이지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한다면 언제든 논의할 수 있다.”
-목표 매출이나 중장기 로드맵이 있는가?
“저희는 맞춤형 LLM 외에도 구독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한 200억원 정도의 목표를 두고 있으며, 구독 서비스에서 성과를 낸다면 기업 가치 상승이나 이런 부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구독 서비스는 눈덩이처럼 쌓이는 거니까, 이걸 계속해서 키워나가는 게 목표다.”
-IPO(기업공개) 계획은 있나?
“우리는 스타트업으로 아직 성장하는 단계에 있다. 지난해까지는 한 명이 프로젝트를 6~7개씩 했을 정도로 정신없는 한 해였다. 지금은 이제 좀 더 체계화되게 상장사에 준하는 그런 체계들을 만들고 있고, 프로세스화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상장을 하려면 회계적인 기준이나 매출적인 기준, 그리고 국가 경제 상황, 글로벌 시장 상황 등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충분히 준비하고 있으며, 기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추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재 채용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
“저희 팀원들은 한 분, 한 분 제가 직접 만나서 뽑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스타트업이다 보니 구글 등 빅테크 기업보다는 조금 부족하지만 구성원들이 회사의 성장을 함께하는 좋은 동료를 원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러 단계의 면접을 통해 책임감 있는 분들을 모시고 있다. 동시에 미래형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사무실이 따로 정해지지 않고, 출퇴근 시간과 근무 시간을 본인이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집중해야 하는 시간, 쉬는 시간, 고객과의 미팅 시간 등을 본인이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만족하고 효율성도 나는 것 같다.”
-국내 AI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다. 한국의 AI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AI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대중화되지 않은 것 같다. AI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한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결국은 정부와 지자체, 스타트업 간의 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 역시 중요하다. AI 분야는 기술적인 게 아니라도 개인이 어떤 소스만 갖고도 충분히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앱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많이 만들어진다면 국내 AI 시장은 2020년 전후로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요즘 국내 AI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한다
“작년 한 해 기초 학문이나 기관 산업에 대한 집중보다는 유행에 민감한 AI 기업들이 많이 생겨났다. 특히 할루시네이션 제거를 위한 여러 대안 기업들이 나왔는데, 이제 생성형 AI가 고도화되고 할루시네이션도 크게 줄었다. 그 기업들이 올해는 문을 닫거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서 투자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좋은 기술력으로, 긴 호흡을 갖고 바라보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그러다 보면 투자 유치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AI 시장을 위해 업스테이지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뭐가 있을까?
“저희는 파트너십이라고 하는 공동 사업뿐 아니라 우리의 생성형 AI 파이프라인에 수많은 제품들이 있다. 이런 제품들을 갖고 우리 파트너들이 실제 고객들에게 신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달 말부터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렇게 되면 소규모 스타트업이나 개발자 분들도 저희 제품을 갖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19일에는 업스테이지의 노하우를 방출하는 웨비나를 개최한다. 오는 28일에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하도록 한다. 많이들 참여하시면 국내 AI 생태계를 더욱 키울 수 있도록 저희가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업스테이지라는 회사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AGI(인공일반지능) 포 워크(for Work)’라고 AI로 모든 B2B 업무를 자동화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수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넘쳐나는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데이터를 기름이라고 보는데, 기름을 활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업스테이지가 가진 솔루션은 이러한 기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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