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기조에도 국내 정국 불확실성 속에 장 중 1460원 선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5.5원 오른 1458.9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1461.8원) 이후 약 보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4.6원 상승한 1458.0원으로 출발해 장 중 한때 1461.4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관세정책과 국내 정국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원화 약세는 심화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변론을 종결한 후 거의 매일 평의를 열어 사건을 심리하고 있으나 변론 종결 후 3주가 넘도록 선고일을 지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1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1월에 이어 2월에도 동결한 것이다.
점도표에서 연내 0.25%포인트씩 2회 금리 추가 인하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됐다. 다만 지난해 12월엔 '최소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이 19명 중 15명이었지만 이번엔 11명으로 줄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02% 오른 103.478 수준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84.45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969.68원보다 14.77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1.11% 내린 148.190엔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국 불안과 경기 부진에 따른 원화 고유의 약세 압력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시장의 예상인 20~21일보다 늦춰지면서 경계감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인덱스는 최근 30일 사이 3.1% 하락했는데 달러화의 하락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유로화와 엔화의 강한 반등이기도 하다"며 "위험 선호 강화로 신흥국 통화가 강하게 반등하기보다는 달러인덱스 구성국의 주요 통화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경기 및 정책의 측면에서도 달러화 대비 원화가 우위를 보일 만한 재료가 없다"며 "3월 안에는 정국 불안이 일단락된다는 전제하에서 2분기 중 한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시그널이 관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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