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마무리…금호석유화학, 신사업 경쟁력 강화 '정조준'

박준경 사장 사내이사 연임 등 통과

박철완 전 상무, 주주제안 기권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 동관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영권을 둘러싼 4년여 간의 대립이 종지부를 찍었다. 박철완 전 상무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조카의 난'이라 불리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결됐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사측이 상정한 모든 안건이 통과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본업에 집중하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침체한 석유화학 업황에 대응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 동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준경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안과 사외이사 4인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주총에서는 박철완 전 상무의 주주제안이 없었으며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의 특별관계 해소도 완료됐다. 이로써 박 회장의 경영권은 확고히 자리잡았다.

주주총회에는 2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으며 표결은 순조롭게 진행돼 모든 안건이 90% 이상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통과됐다. 이날 주총에서 이의 제기는 없었고 주주들은 사측의 안건을 대부분 지지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글로벌 공급 과잉과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인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우리 석유화학 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과제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강화, 바이오 지속 가능 소재 확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가속화라는 3대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박 회장과의 지분 공동보유 및 특수관계를 해소하며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시했으나 모두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의 공동 보유 계약 해지가 경영권 분쟁 종료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박 전 상무는 2022년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하며 자사주 전량 소각과 사외이사 추천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냈으나 모두 부결됐다. 또한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도 선임되지 못하는 등 경영권 공격에 실패했다.

한편 박 전 상무의 누나들인 박은형, 박은혜 씨도 금호석유 지분을 매각하며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1~2월에 지분 1만1500주를 매각해 지분율을 0.04%포인트 낮췄으며 지난해 말에도 4만6760주를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