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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휴대폰 전화·문자·위챗 등을 통해 소비용 대출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은행마다 고객들에게 제발 돈을 빌려가라며 대출 고객 모시기에 나선 것. 최근 중국 정부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에 개인소비 대출을 늘리고 대출 조건을 완화하라고 주문한 가운데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대였던 소비대출 금리는 현재 2%대까지 낮아졌다. 중국 인터넷금융 서비스 정보업체 '룽(融)360'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규모의 상업은행 소비 대출 평균 금리는 2.91%로, 전월 대비 7bp(1bp=0.01%포인트), 전년 대비 28bp 내려갔다.
소비대출 상품을 공동구매 형식으로 파는 은행도 있다. 베이징농상은행은 최소 20명이 모이면, 최저 연 2.68%로 최대60만 위안까지 소비대출을 지원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들이 각종 금리 할인 쿠폰,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대출 고객 모집에 나선 것은 최근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금감총국)이 각 금융기관에 소비금융 지원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총국은 최근 ‘소비 금융 발전을 통한 소비 진작에 관한 통지’를 통해 소비 진작과 금융 상품 다양화 및 편리화, 좋은 소비 환경 조성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통지는 개인 소비 대출 한도 상향을 지시해 고객의 상환 능력과 리스크를 판단해 신용이 양호한 경우 더 많은 대출 한도를 주도록 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대출 문턱을 낮추라고 지시한 것은 최근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중국은 이달 초 개최한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내수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소비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은 지난 17일엔 소비진작 특별행동 방안을 발표해 소비 총동원령에 나서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도 저금리의 소비대출 상품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가계대출의 부족분을 메우고 실적을 채울 수 있는 만큼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이다.
중국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최근 몇년간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며 은행권 수익성은 악화했다. 중국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LPR을 낮췄다. LPR 인하로 은행권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이 쪼그라들어 은행권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낮아졌다. 금감총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중은행 순이자마진은 평균 1.52%로, 역사상 저점까지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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