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공매도 재개 첫날 3%대 급락했다. 공매도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리스크가 겹친 탓이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2500선을 내줬으며 코스닥은 670선까지 후퇴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홀로 1조5767억원 순매도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7951억원, 6614억원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급락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6.04% 하락하며 시총 상위 종목 중 낙폭이 가장 컸고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삼성바이오로직스(-3.34%) △현대차(-3.80%) △삼성전자우(-4.84%) △기아(-3.15%) △셀트리온(-4.57%) △네이버(-1.90%) 등 대부분 3% 이상 폭락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0.91포인트(3.01%) 하락한 672.85에 장을 종료했다. 외국인은 2143억원 순매도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599억원, 147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에코프로비엠(-7.05%) △HLB(-3.67%) △에코프로(-12.59%) △레인보우로보틱스(-1.31%) △삼천당제약(-2.37%) △클래시스(-3.26%) △코오롱티슈진(-7.26%) △파마리서치(-1.63%) 등이 급락했다. 단,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0.99%)은 상승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2일로 예정된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우려와 함께 공매도 재개 불안감이 커져 지수 하방압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시작되면 주가 변동성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대차잔액이 급증한 종목이 흔들리면서 지수도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차잔액이 증가한 종목은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대차잔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4조6026억원), LG에너지솔루션(3조8985억원), SK하이닉스(3조1407억원), 에코프로비엠(2조142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6994억원) 등이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삼성SDI 등 이차전지 업종과 셀트리온, HLB, 알테오젠 등 바이오 종목도 대차잔액이 크게 늘어난 종목으로 파악됐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이고 하락하더라도 업종별 실적, 모멘텀 측면에서 투자를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업종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며 “그간 대차잔액이 늘어난 조선, 방산, 이차전지 등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과 모멘텀 측면에서 조선과 방산 업종은 공매도 영향으로 하락할 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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