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발표한 상호관세에 아시아 국가들이 상반된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보복 조치로 맞섰고, 베트남과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관세 인하와 무역 확대를 제안하며 협상에 나섰다.
54%의 관세(추가관세 20% 포함)로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받게 된 중국은 상호관세 발표 이튿날인 4일,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10일(중국시간)부터 미국에 동일한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발표 당일부터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고, 미국 군수기업 16곳에 대해 이중용도 물품 수출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도 단행했다.
반면 46%라는 고관세를 부과받은 베트남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제로'로 낮추겠다며 중국과 정반대의 전략을 택했다. 또한 미국산 항공기, 액화천연가스(LNG) 등 수입 확대를 제안하며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서열 1위' 또럼 당 서기는 4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정상 간 통화를 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베트남 당 서기와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며 “(베트남은) 미국과 협상을 맺는다면 관세를 ‘0’으로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곧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며 글을 올렸다.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방문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도 49%에 달하는 고관세를 부과받은 가운데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35%에서 5%로 대폭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는 미국 정부에 자국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를 요청하며 “19개 제품 카테고리를 최대 35% 관세율에서 5% 적용 관세율로 즉시 인하해 미국산 제품 수입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36% 관세를 부과받은 태국 역시 미국산 농산물과 석유, 에탄올 등의 수입 확대 방침을 밝혔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관세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양측에 공정한 방식으로 무역 수지를 조정하기 위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미국 정부와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7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관세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5일 밝혔다. 이스라엘은 17%의 관세를 부과받았는데, 이번 방문이 성사되면 상호관세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시도하는 첫 대면 정상회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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