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학부모가 초등학교 교사에게 과도한 요구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15일) 한 학부모 카페에 게재된 게시글이 확산했다.
공개된 게시글에는 한 학부모 A씨가 다른 학부모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 A씨는 "(아이가) 초등 1학년이고, 입학식 하고부터 3일은 웃으면서 교문에서 헤어졌다. 하지만 3일 차에 태권도 학원 하원할 때 혼자 집에 오라고 했더니 '못할 것 같다'고 운 게 시작이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제가 곧 출장이 있어 연습 시킨다고 한 건데 아이에겐 너무 불안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리고는 아이가 '선생님이 무섭다', '학교 가기 싫다'고 등교를 거부했다. 시험 치기 싫다고 하기도 했었다. 지난주부터는 울지않고 학교 교실 앞까지는 가는데 선생님만 보면 울고 선생님에게 붙들려서 교실로 울며불며 들어갔다"며 "이번 주는 일부러 더 그러는지 울음과 함께 소리를 지르는데 그 울음소리가 정문까지 들린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아이에게 '학교가 왜 무섭냐'고 하면 '선생님이 무섭다', '선생님이 왜 무섭냐'고 하면 '혼을 낸다', '어떻게 혼내냐' 물어 보면 '야, 000(이름) 사물함 문 안 닫아?', '야, 000 서랍 정리 안해?', '야, 000 다시 풀어' 이렇게 혼낸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그건 혼내는 게 아니라 규칙이나 해야할 일을 알려주시는 건데 조금 강하게 말씀하셔서 그렇다니 무섭다더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안 울 수 있을까' 하니, 1반으로 반을 옮기면 울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는데 '왜 그러냐' 물으니 선생님이 착하다고 한다. 돌봄 교실과 방과후 수업(수학)에서는 울지 않는다. 두 선생님이 착하다고 한다. 그리고 반 수업처럼 어떤 행동에 대해서 지적을 하지 않아서 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에 A씨는 "'무섭다'라는 게 선생님께서 지적하시는 모든 것들이 자기를 혼내는 것 같아서 인 것 같고, 지적이나 지도 상황이 없으면 울지 않는 걸로 봐선 학교의 규칙을 따르는 게 힘들고 선생님의 지도 방식(강한 어조)이 불편(무섭고 듣기 힘듦)하기 때문인 걸로 보인다"며 결국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아이가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하려고 하는 성격'이라고, '사소한 것이라도 칭찬해주실 수 없냐'고 하니 특정 아이를 칭찬하는 것은 형평성, 편애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거절하셨다"며 "다만 아이는 '아니'라며 다른 아이에게는 잘했다고 칭찬한다더라"고 덧붙였다.

A씨는 "선생님께서는 두 번 정도 전문가에게 상담받아 보는 게 좋겠다고 (정신과) 돌려 말씀하시고, 이번주 담임 선생님과 학교 상담 선생님 상담이 있다"며 아이의 담임 선생님에게 전할 요청문을 공개했다.
A씨는 선생님께 전하는 요청문에서 "아이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말해주면 좋겠다, 다른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아이가 잘하고 있다고 사소한 것을 칭찬 해주시면 좋겠다. 선생님과 유대감,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나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다, 국어, 수학 시간이 1, 2교시이고 그 시간에 많이 운다고 하셔서 1,2교시를 통합하고 국어수학을 2,3교시로 해 주실 수 있겠냐, 아이가 심하게 울 때는 지켜봐 주시고 울음을 그치면 '왜 우냐'고 묻지 말고 아이의 감정이 어떠했는지 듣고 그럴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겠다라고 얘기해 주실 수 있는지?, 아침에 헤어지는 게 힘드니 상담실로 갔다가 1교시 시작 전에 교실로 상담 선생님이 데려다 주실 수 있는지"라고 적었다.
또 그는 "얘기해 볼지 말지 고민인데, 반을 잠시라도(하루라도) 바꿔 볼 수 있을지, 진짜 선생님이 바뀌면 안 울지 확인해보고 싶다. 반 바꾸는 게 안 된다면 이사도 생각 중"이라며 누리꾼들의 조언을 구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다른 학부모 B씨는 A씨의 글에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B씨는 "내 아이가 친절한 선생님 좋아하니 선생님 말투는 친절하게, 반 애들 모두 울지 않고 교실 오는데 우리 애만 울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해주고, 오전 시간 수업 확인하게 내 아이 위해 시간표 바꿔주고, 다른 애들 수업 상관없이 우리 아이 울음 그칠 때까지 기다려주고 달래주고 다른 반에서는 어떤지 보게 반도 바꿔주고"라며 "말씀하신 모든 것이 공교육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요청이다. 사실 상식에서 벗어난 요청"이라고 꼬집었다.
B씨는 "일단 병원 및 심리상담을 통해 아이 상태 파악하시고 학교와 얘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다만 A씨는 "매정하게 글 잘 쓰신다. 반에 울고 오는 다른 아이도 있고, 가방에 손 넣지 말라고 얘기해서 운 아이도 있다"며 "대기는 길고 뭐라고 해보고 싶다"고 적었다.
이후 해당 게시글은 단시간에 댓글 수 1000개를 돌파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요즘 애들은 진짜 너무 곱게만 자라서 그런가 예의도 없고 이해력도 점점 떨어지는거 같다", "요새는 애들을 뭐 어떻게 키우길래", "학교는 보육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이다", "나중에 단체생활, 사회생활 다 망치려면 저렇게 키우면 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