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대선 출마의 뜻을 내비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항한 '반명(反이재명) 빅텐트설'이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상임고문의 출마가 '반명 빅텐트'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을 배신하는 짓"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9일 새미래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이 상임고문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고 당을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이 상임고문도 "대선 후보 등록을 위해 당 차원에서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며 "결정이 임박했기 때문에 준비는 갖춰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 상임고문이 '반명 빅텐트' 구축을 위해 단일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개헌연대 국민대회'에서 "외롭다고 아무나 손 잡지 않겠다"면서도 "뜻을 같이하는 세력이면 누구와도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상임고문은 연일 '이재명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22일 한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를 "입법권을 장악한 세력이 행정권까지 장악하고 요즘에는 사법부마저도 눈치를 보는 것 같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위태롭다"고 말했다.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도 "민주주의나 법치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분"이라며 "사법 리스크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아 국가 리스크로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상임고문의 대선 출마 공식화에 민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국민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짓"이라며 "아무나 손 잡지는 않겠다고 한 당신의 말마따나 민주당 출신으로 국회의원, 전남지사, 국무총리를 역임한 분이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무언가에 혹해 시대 정신을 거스르는 세력들도 국민으로부터 결국 차갑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이 20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측근으로 분류됐던 이병훈 전 의원도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만류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선은 탄핵 정국을 심판하는 조기 대선"이라며 "탄핵 정국을 초래한 윤석열 정부와 맥을 같이 한 한덕수 총리와 연대설까지 나온다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상임고문을 향해 "옳다고 믿는 본인의 길을 위해 대의 앞에 옳지 않은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며 "대의를 위해 자신을 굽히는 정치가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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