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사람들③] 재수 작가의 그림으로 어제보다 나은 하루를 살아가는 법

재수 작가 사진 재수 작가
재수 작가 [사진= 재수 작가]



“그림은 ‘그날의 마음’을 담는 그릇” – 재수 작가 인터뷰

일상의 조각을 조용히 포착해내는 만화가 재수. 그는 누군가의 마음에 말을 건네듯,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전하는 그림을 그려왔다. 작품과 SNS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온 재수 작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작의 즐거움과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만화가의 길, 그리고 창작의 기쁨

재수가 만화를 처음 그리게 된 계기는 군 제대 후 ‘다음(Daum)’의 아마추어 만화 게시판 ‘나도 만화가’에 3페이지짜리 짧은 만화를 올리며부터였다. 비전공자였지만 댓글 반응에 흥미를 느껴 디지털 콘텐츠를 전공하면서도 만화 작업에 매진했다. 졸업 작품으로 만든 <모베러 블루스>가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본격적인 만화가로 데뷔하게 된다.

그는 한때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창작의 즐거움을 잃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SNS를 통해 힘을 빼고 꾸준히 그리는 과정에서 천천히 창작의 기쁨을 회복해갔다. “가족의 행복한 순간을 그림으로 남길 때, 그림 실력으로 반짝이는 장면을 근사하게 담아낼 수 있게 되었을 때”를 만화가를 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으로 꼽는다.

‘성덕’이 된 순간과 그림이 주는 사랑

“제 만화를 좋아해준 팬과 결혼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그녀의 팬이죠.”
그는 만화가로서 ‘성공한 덕후(성덕)’가 된 가장 큰 경험으로 아내를 만난 일을 꼽는다. 아내와의 일상이 재수 작가에게는 큰 영감이자 행복이다. 이 특별한 사랑이 그에게 “더 괜찮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자신만의 스타일, 그리고 그림을 대하는 태도

자신의 정체성과 스타일을 찾기까지 재수 작가는 “고민보다 그림의 양이 많아질 때 비로소 그림체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는 여러 그림체를 가지고 있기에 고민도 많지만, 결국 “배로 많이 그리는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그는 영감을 기다리기보다는 일상의 장면을 꾸준히 기록한다. “그날, 그 시간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장면이기에 ‘그냥’ 그리는 것이 창작의 좋은 동기”라고 말한다.

SNS와 독자, 그리고 확장되는 창작

재수 작가는 SNS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창작의 확장 도구로 삼는다. 독자들과 제목을 주고받으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기도 한다. SNS의 피드백은 힘이 되고, 플랫폼의 변화는 새로운 노트를 여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는 SNS 덕분에 자신도 몰랐던 작업의 의미를 재발견했고, 때로는 큰 반응이 기대치 않은 그림에서 오기도 한다. “대중의 반응을 예상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그의 말처럼, 재수 작가는 그림을 향한 진심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재능과 창작의 지속성에 대해

자신의 그림을 세상에 보이기를 주저하는 이들에게 재수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그은 선을 자신이 제일 먼저 사랑해보세요.”
그는 재능이란 포기하지 않는 힘이자, 자신의 창작물을 사랑하고 보여줄 수 있는 용기라고 믿는다.

재수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재수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앞으로의 방향,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

작업의 기준은 명확하다. “내가 하고 싶은가”가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재미, 수익 중 두 가지 이상을 만족시키는가가 다음이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어디로든 갈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많이 해나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창작자들에게 전한다.
“건강합시다. 몸의 건강이 정신의 건강을 만들고, 그것이 더 좋은 창작을 만듭니다.”

재수 작가와 사진 김호이 기자
재수 작가와 [사진= 김호이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