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자원이야기] 리튬을 대신할 새로운 선택지…'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뭐길래

고성능 소듐이온 배터리 사진썬볼트
고성능 소듐이온 배터리. [사진=썬볼트]


값비싼 리튬의 대안으로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이 배터리는 자원 확보의 용이성과 높은 안전성,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워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원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리튬은 희소 금속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하고 가격 변동이 심하지만 나트륨은 바닷물과 지각에 널리 분포해 있다. 가격도 리튬의 약 1000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채굴과 정제 과정도 간단해 공급이 안정적이다. 최근 리튬 가격이 급등하고 주요 생산국들이 수출을 제한하면서 나트륨 기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전성도 주목받는 요소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열에 강하고 화학적으로도 안정적인 특성을 가져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낮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최근 시연 행사에서 배터리를 전기톱으로 절단했음에도 불이 붙지 않는 장면을 공개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CATL은 오는 6월 중장비 차량용 배터리부터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며 연말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용 제품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발표된 2세대 모델 낙스트라는 에너지 밀도와 수명 면에서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해양 환경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염분과 습기에 강하고 영하 40도에서도 충전 효율이 유지되며 바닷물에 노출되더라도 부식이 적다. 국내 배터리 스타트업 썬볼트는 이 기술을 적용한 선박용 배터리로 2025 국제보트쇼에서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에 무정전 전원장치용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SDI와 SK온도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상용화 시점이 2030년 전후로 예상되는 만큼 이미 양산 체계를 갖춘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CATL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액은 186억위안으로 한화 약 3조6700억원에 이르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투자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기업의 연구개발을 국가가 직접 뒷받침하는 구조"라며 "우리도 배터리 기술을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