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외 선거까지 흔든다…호주·캐나다·그린란드 '반감' 확산

  • 에콰도르·루마니아 등은 친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미국을 넘어 외국 선거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총선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이 승리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당초 중도우파 야당인 자유당·국민당 연합의 집권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결과는 중도좌파 노동당의 재집권이었다.

보수 진영을 이끈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강한 반(反)중국 노선을 앞세우고, 일론 머스크를 언급하며 정부효율부(DOGE) 설치를 공약하는 등 트럼프식 정책 기조를 따라갔다. 교육·문화 정책에선 다양성과 포용 프로그램 축소를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도 관세를 무차별 부과하자 더튼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급락했고, 노동당이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캐나다 총선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반복됐다.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가 트럼프와 유사한 노선을 걸으며 차기 총리 유력주자로 부상했지만, 트럼프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발언한 데다 관세 갈등까지 겹치면서 여론이 돌아섰다. 결국 집권 자유당이 마크 카니 총리 체제하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가 캐나다를 약화시키고 미국의 일부로 만들려 한다"며 반(反)트럼프 정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트럼프 발언의 역풍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서도 확인됐다. 트럼프가 2019년 그린란드를 미국이 사야 한다고 주장하자, 그린란드 의회는 외국인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의회에 진출한 5개 정당 대표가 모두 트럼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다만 트럼프 이미지가 선거에서 모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에콰도르에선 트럼프와 우호적 관계로 알려진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고, 영국 지방선거에서는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개혁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패라지 대표는 반이민 강경 발언과 함께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며 미국 내에서도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트럼프는 그를 주미 영국대사로 추천하고 싶다고 밝힌 바도 있다.

루마니아 대선에서도 트럼프의 영향력이 감지된다. 이번 달 대선에서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결속동맹(AUR) 제오르제 시미온 대표는 트럼프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에 공개 지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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