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표' AI 반도체 수출통제 계획 폐기…새 규정 마련

  • 오는 15일 시행 앞두고 중단···"보다 단순한 규정으로 대체"

  • FT "반도체 분야서 中 기업의 부상에 맞서기 위한 조치"

  • WSJ "기술 대기업들에게 일시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내놓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업계 반발과 중동 순방을 앞둔 유화책 마련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이달 15일 발효 예정이었던 'AI 확산 프레임워크'라는 이름의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바이든 정부의 AI 규칙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며 미국의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훨씬 단순한 규정으로 대체, 미국 혁신을 촉진하고 AI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지난 1월 'AI 확산 프레임워크'를 제정해 세계 각국을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일반 국가, 우려 국가 등 3가지 등급으로 분류하고, 각 등급에 따라 AI 반도체 수출을 차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맹국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었으나, 일반 국가에는 수출 상한선이 설정됐고 우려 국가에 대한 수출은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부가 이같은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폐기하는 대신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새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새 규정에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을 겨냥해 중국으로 미국 반도체를 재수출한 국가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가 포함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 규칙을 마련하기 전까지 기존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엄격히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빠르면 목요일에 공식 발표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지난달 트럼프 정부가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반도체 수출통제 시스템을 폐지하고 정부간 협상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은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중동 국가들이 AI 칩 구매 어려움을 호소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2023년부터 반도체 수출 통제를 받아왔는데 이번 정책 폐기가 모든 반도체 관련 제한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지만, 미국과의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일부 중동 국가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해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할 수도 있다"며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경고도 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밀컨 콘퍼런스 2025'에서 대중 AI 칩 수출을 제한하면 화웨이만 이득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인공지능 시장이 향후 2~3년 내에 약 500억달러(약 7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놓치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AI 및 기타 첨단 기술 규제에 대해 보다 관대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해당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부상에 맞서기 위한 조치"라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몇 년간 수출 규제에 맞서 싸우며 타격을 받아온 기술 대기업들에게 일시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AI 칩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3.1%, 브로드컴과 대만 TSMC는 각각 2.36%와 1.31% 올랐다. 퀄컴과 AMD 주가도 각각 3.15%와 1.76% 상승 마감했다. 이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약세에서 장 막판 반등하며 1.76% 상승 마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