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알뜰폰이 출시 3주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다. 금융사가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라는 특수성에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 이후 통신사 교체 수요가 급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달 18일 출시한 알뜰폰 서비스 '우리WON모바일'이 출시 22일 만인 지난 10일 가입자 1만명을 넘어섰다. 통상 알뜰폰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가 가입자 1만명을 확보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가 우리WON모바일 가입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WON모바일은 LG유플러스 망을 임차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사가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서버 이중화와 별도로 재해 복구 시스템을 갖추는 등 금융서비스에 준하는 수준으로 보안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점들이 부각되면서 SK텔레콤 해킹 사건이 알려진 지난달 22일 이후 우리WON모바일로 번호 이동하거나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
초반 고객몰이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금융과 통신 결합 혜택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우리WON모바일 출시에 맞춰 통신요금 자동이체 시 청구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우리WON모바일 전용카드'를 출시했다. 15일에는 알뜰폰과 연계한 비대면 고금리 적금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 밖에도 추가로 신상품을 발굴하고 금융·통신 혜택을 확대해 청소년과 20·30대 신규 고객을 장기 고객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은행에 앞서 2019년부터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는 KB국민은행 역시 SK텔레콤 해킹 사고가 알려진 지난달 22일을 기점으로 'KB리브모바일' 가입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리브모바일은 SK텔레콤과 함께 KT, LG유플러스 3개사 망을 모두 사용해 가입 시 통신망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재 가입자 수는 43만명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통신업 진출 자체보다 기존 고객 기반을 확장하고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로 접근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SK텔레콤 사고라는 외부 요인이 발생하긴 했지만 알뜰폰 자체 경쟁력과 금융 연계 전략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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