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위당국자 "美제재 해제시 핵무기·고농축 우라늄 포기"

  • "저농축 우라늄 활동만 지속"

이란 테헤란에서 사람들이 이란 국기가 그려진 벽화 옆을 걷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란 테헤란에서 사람들이 이란 국기가 그려진 벽화 옆을 걷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란 고위 당국자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조건으로 고농축 우라늄을 전량 폐기하고 향후 핵무기를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고 정치·군사·핵 고문인 알리 샴하니는 14일(현지시간)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조건이 맞춰진다면 당장 오늘이라도 합의문에 서명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샴하니는 민간 용도의 저농도 우라늄만 농축하는 것에 동의하며 국제 사찰단이 그 과정을 감독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NBC는 미국과 핵 협상 이후 이란의 최고 지도자 측근들로부터 나온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가장 명확하게 밝힌 공식 성명이라고 평가했다.
 
샴하니 고문은 합의 타결이 "여전히 가능하다"면서 "만약 미국이 자신들이 말한 대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은 중동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에 핵무기 포기와 협상 타결을 압박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와의 만찬에서 "이란 상황과 관련해 나를 도와주길 희망한다"며 "위험한 상황이며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투자행사에서 "이란 지도부가 '올리브 가지'를 거부하고 이웃 국가들을 계속 공격한다면 우리는 이전처럼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로 만드는 최대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샴하니 고문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그는 올리브 가지를 얘기하지만, 우리는 그걸 본 적이 없다. 그저 가시철조망뿐"이라고 반박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역시 국영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침대에서 죽는 것보다 순교가 더 달콤하다"며 "우리를 괴롭히려는 자에게는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미국에 핵 협상 돌파구로 아랍 국가 및 미국이 참여하는 '핵농축 합작 벤처' 설립을 제안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전면 폐기를 요구하는 미국에 대한 역제안으로, 해당 합작 벤처를 통해 이란 내 핵 프로그램이 민간 용도로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감시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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