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이하 한화호텔)가 국내 2위 급식업체 아워홈을 인수했다. 2020년 푸디스트 매각 이후 5년 만의 급식사업 복귀다. 한화호텔은 급식과 외식, 유통을 포괄하는 식음료 밸류체인을 확보한 데 이어,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 사업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한화호텔은 기존 호텔·리조트 식음업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아워홈의 대규모 생산·물류 인프라와의 시너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한화호텔은 15일 아워홈 지분 58.62%를 8695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인수로 한화호텔은 단숨에 식품업계 주요 플레이어로 올라섰다.
지난해 아워홈은 매출 2조2440억원, 영업이익 88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해 한화호텔 매출은 7509억원, 영업이익은 138억원. 직원 수 역시 아워홈(9000명)이 한화호텔보다 3배 많았다. 이번 인수 효과로 한화 통합 매출은 3조원대, 임직원 수는 1만3000명 안팎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8개 식품공장과 14곳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고 중국 청도에도 공장을 보유한 아워홈은 물적 기반은, 식자재 유통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 3세 경영체제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을 이끄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 금융을 맡은 차남 김동원 사장에 이어,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식품과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경영 무대를 넓히고 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스탠퍼드대 MBA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푸드테크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인 만큼, 더 좋은 원재료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며 고부가가치 식음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푸드테크는 식품산업에 AI, 로봇, IoT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분야인 만큼, 한화의 로봇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와 협업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주방 자동화, 무인 조리, 스마트 급식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 접목이 현실화되면 한화는 기존 리조트·외식 운영 노하우에 기술혁신까지 더한 식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한편, 인수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현재 아워홈은 산업재해로 경찰 수사와 고용노동부 조사를 받고 있으며, 노사갈등으로 인해 노동쟁의 조정 신청까지 이뤄진 상태다. 한화호텔에 지분을 넘긴 오너가 장남, 장녀와 달리 인수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지분 20.67%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급식과 식자재유통부문 전문인 아워홈과 함께 국내외 식품 시장 혁신을 주도하고, 한화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업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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