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대형마트 닭·오리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최근 중단돼 식탁 물가에 빨간불이 켜지는 모양새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가공·유통제품에서 브라질산 닭고기가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 브라질산 닭고기 공급이 끊기면서 가공식품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브라질 선적일 기준)부터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갓 깬 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생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닭고기 세계 1위 수출국' 브라질의 상업용 양계장에서 HPAI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브라질은 닭 최대 수출국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한국도 수입 닭고기 10마리 중 9마리를 브라질에서 들여올 만큼 의존도가 높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은 전체 닭고기 수입량 5만1147t 중 88%에 달하는 4만5211t의 닭고기를 브라질에서 수입했다.
그렇다보니 식품·유통업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중단돼 가공식품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산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서 반값으로 싸다 보니 중소 치킨 브랜드나 대형마트·편의점 등에 판매하는 가공 치킨 제품은 브라질 닭 사용 비중이 높다. 다시 말해 공급 차질은 곧바로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치킨 업체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에 따라 현재 브라질산을 원재료로 한 제품의 물량을 파악 중"이라며 "재고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대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에 따라 대체 수입처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른 업체도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이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공급처 다변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 업체 관계자는 "보통 두 달 정도 정상 판매 가능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나 더 안정적이고 차질 없는 계육 공급을 위해 향후 추가적으로 공급처를 확대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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