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위치한 파크골프장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불과 며칠 전, 특정 단체의 사실상 ‘공공시설 사유화’ 의혹으로 지역 사회의 공분을 샀던 이 골프장에서 이번에는 여성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비하성 이벤트가 열려 파크골프계 전반의 윤리의식 부재가 도마에 올랐다.
문제의 행사는 지난 17일, 한 파크골프 용품업체가 주최한 대회 중 벌어졌다. '베스트 드레서'라는 명목으로 여성 참가자들이 무대에 나와 외모와 복장을 심사받는 ‘품평회’가 진행된 것이다. 행사 사회자는 “바지를 입은 여성은 들어가라”, “춤을 춰봐라”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뒤돌아보라”라며 여성 참가자의 뒷모습까지 요구했다.
해당 장면은 공공시설에서 벌어진 공식 대회에서 벌어진 일이란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참가자는 “다른 대회에서는 상식적인 문제를 풀어 선발한다. 이런 식의 심사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모욕이었다”고 강하게 항의했으나, 주최 측은 형식적인 선물 증정으로 상황을 넘기려 했다. 사과나 재발 방지를 위한 공식 입장도 없었다.
해당 파크골프장은 약 3억원의 혈세로 조성된 공공시설이다. 지역 주민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공간이지만, 최근 특정 단체가 운영을 독점하며 사실상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관리동 무단 점유, 허가받지 않은 영리 활동, 일반 이용객의 출입 제한 등 공공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 지자체인 영암군은 이 같은 사안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공공시설 관리의 책임 회피와 무책임한 행정이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사를 주최한 전남 지역 파크골프 용품 총판 관계자는 “시상 집계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회자가 즉흥적으로 진행한 이벤트로, 본사와는 무관하다”며 “향후에는 이러한 이벤트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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