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순천 연향동에서 만난 임모씨(45세)는 6·3 대선에서 전남 지역 득표율 전망을 묻자 "순천에서는 90%까지 안 나올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임씨는 "진보정당하면 아직도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이 없잖아 있다"며 "보수적인 시골 어르신들 얘기고, 우리 조카나 젊은 애들 보면 이준석 (뽑는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6·3 대선을 앞두고 아주경제는 20일 전남 광양과 순천을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이들 지역 득표율 90%를 목표로 설정한 만큼 전연령대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우선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대 대선 때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전남 광양에서 81.35%, 전남 순천에서 85.12%를 기록했다. 하지만 20~30대 유권자들은 '이재명은 뽑기 싫지만 젊은 후보 이준석에게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순천은 호남에서도 보수세가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른바 '여순광(여수·순천·광양)' 지역은 산업단지로 인해 젊은층 유권자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순천은 민주당이 아닌 진보정당 혹은 보수정당이 선택을 받기도 했다. 김선동 전 민주노동당 의원과 이정현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지난해 4월 22대 총선에서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 출마를 하려 했지만 끝내 출마하지 못했다.
광양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전반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였고, 순천은 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를 생각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광양 금호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김모씨(여·35세)는 "뉴스를 보면 이재명 말고 대통령 뽑을 사람이 없지 않나"라면서도 "이재명이 대세라고 하니 뽑겠지만 이준석도 고려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유권자들은 이재명 혹은 무투표 중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이모씨(24세)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고 무투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모씨(여·23세)는 "무투표 하고 싶지만 선거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으로선 민주당을 뽑을 것 같다"고 했다. 조씨는 "누굴 뽑든 정치인들이 애들처럼 싸우는 건 그만 보고 싶다"고 했다. 취업 준비생인 김모씨(여·27세)는 "이재명 아닌 사람 뽑을 것"이라며 "얍삽하게 생겼다"고 의견을 보탰다.
제주에서 왔다는 이모씨(30대)는 "이재명은 안 뽑을 것"이라며 "(뉴스에서 보면) 법적인 문제도 있고, 방송마다 다르게 얘기하는 것도 있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씨는 "이준석 후보가 마음에 든다"며 "저는 회사 생활도 해보고 그러니까 이준석 후보 공약이 구체적이고 좋다. 군대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평일 오후 5시에 방문한 순천역 근처 역전시장에는 문을 닫은 횟집도 보였다. 후보들의 유세 영상을 보고 있던 D수산 김모씨(70세)는 이번 대선에 대해 "누가 되든 나라 좀 시끄럽게 안했으면 좋겠다"며 "장사는 둘째치고, 나라가 조용해야 장사를 하든가 말든가 하지 않겠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맞은 편 수산가게 상인 이모씨(69세)도 "어차피 누가 되나 똑같지 않느냐"며 "정치인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것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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