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들은 청약 시장과 함께 하반기 갭메우기 장세 전 가격 방어가 가능한 입지에 위치한 전매 단지 분양권·입주권 매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서울 아파트 입주권·분양권 매매 건수는 총 46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4개월(지난해 9~12월) 거래된 매매 건수인 396건 대비 약 18%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4월 거래량(228건)과 비교하면 1년 새 아파트 입주권·분양권 거래량이 100% 넘게 늘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입주권·분양권 거래량이 토허제 확대 지정 직후 급감했지만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대문구와 성동구는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바닥을 보임에 따라 실수요자의 입주권·분양권 거래가 활발하다. 올해 1~4월 동대문구에서는 입주권·분양권이 105건 거래되면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이어 강동구 77건, 성동구 44건, 성북구 41건, 동작구 33건 등으로 최근 비강남권의 약진이 두드러진 상황이다.
서울 이외 수도권도 올해 들어 입주·분양권 거래가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은 올해 1~4월 입주권·분양권 거래량이 883건을 기록해 직전 4개월(788건) 대비 12% 증가했고,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거래량이 2039건에서 2300건으로 13% 넘게 증가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신축 물량은 없고 재건축 물건은 정책적 이유로 안정적 추진이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일대 분양권 거래가 매우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실거주 수요가 최근 청약 대신 분양권·입주권 거래로 선회하고 있는 만큼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요자들은 올해 하반기 분양권과 입주권 시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공급 물량은 14만897가구에 그쳐 지난해(17만1809가구) 대비 18%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최근 수도권 일대 아파트 분양가가 빠르게 급등하면서 입주권과 분양권 매입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아파트(민간)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는 575만5000원으로 전월 대비 0.62% 상승했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1376만3000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2.74% 급등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청약과 함께 아직 가격 ‘키맞추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서울 시내 중·하급지 일대 분양권·입주권이 또 하나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전문위원은 “공급 급감에 대응해 입주 물량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주요 입지의 분양권은 향후 가격 방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공급 부족에 대한 이슈 대응 차원에서 실수요자들이 마냥 청약을 기다리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서울 마포나 경기 의왕 등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분양권·입주권 실수요가 나타나며 거래도 늘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지역 인근에 위치한 전매 단지 등을 잘 살펴보는 것도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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