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단일화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전투표일인 29일 전이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조건을 제시해 달라"며 또 한번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에 이 후보는 "단일화는 김 후보 사퇴뿐"이라며 거듭 거절 의사를 전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개혁신당이 단일화의 전제조건을 제시해 주길 제안한다"며 "단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30세대를 위한 개혁신당의 정책을 진심으로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며 사실상 '백지수표'를 제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정치 철학과 소신, 정책 방향성이 같다"며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가 선전함으로써 중도 보수가 좀더 확장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두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가 당 대표 시절 받은 상처가 큰 것 같다'는 지적에는 "이미 김 위원장이 그 부분에 대해 유감 및 사과 표명을 했다"면서 "이미 해소된 문제"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 용지가 현장에서 인쇄되는 만큼 무효표를 최소화하고자 29일 이전에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정치란 건 항상 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의 총력전에도 이 후보는 단일화에 재차 선을 그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관심 없다"며 "정말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막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사퇴하시면 될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해소된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선 "자기들끼리 언론에, 허공에 대고 '유감 표명을 했으니까 해결된 것 아니냐'고 얘기할 것 같으면 우리는 도대체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왜 싸우고 있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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