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전기차 업계의 화제다. 헝다는 중국 부동산 위기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중국 부동산 재벌이다. 천문학적 부채에 의존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왔던 헝다는 2021년 경기 둔화 속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으며 파산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맏형' 격인 웨이젠쥔 창청자동차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업계에 이미 헝다가 등장했다. 아직 (위험이) 노출되지 않았을 뿐이다"라며 헝다에 빗대 중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경고했다.
웨이 회장은 "일부 자동차 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 차를 팔고, 자본 투자 유치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기술과 수익성을 등한시 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헝다처럼 파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장기간에 걸친 가격전쟁이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가격 후려치기와 납품대금 지연에 대한 압력으로 공급업체들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이는 중국 전기차왕 비야디의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 출혈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웨이 회장의 발언이 자동차업계 가격 경쟁을 초래한 비야디를 정조준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지난주에도 비야디는 내달 말까지 22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최대 34% 할인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소형 해치백 시걸 제품 가격은 5만5800위안(약 1000만원)으로 20% 인하하며 가격 경쟁에 또 불을 지폈다. 이 소식에 중국 전기차 가격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폭증하며 26일 홍콩거래소에서 비야디 주가가 8.6% 폭락한 것을 비롯해 중국 자동차업체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정부도 자동차 업계의 출혈경쟁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출혈경쟁이 업계의 고품질 발전을 저해하는 만큼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원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저급 제품을 팔면서 좋은 품질인 것처럼 속이고 있다며 이는 시장경쟁의 원칙을 무너뜨릭 공정한 경쟁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인만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앞다퉈 차량 가격을 인하하는 출혈경쟁을 벌이며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산업 평균 이익율은 4.3%로 2023년보다 0.7% 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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