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링파오자동차 창업주 주장밍(朱江明) 회장은 올해 57세로 늦깎이 창업자다. 저장성 이우 출신으로, 저장대 IT(정보기술) 엔지니어 학과를 전공한 이공계 인재다. 뼛속까지 창업 정신과 상인 기질을 타고난 '저장 기업가'다.
실제로 링파오는 그의 첫 번째 창업이 아니다. 주 회장은 중국 주요 CCTV(감시카메라) 제조사인 다화(大華)의 공동 창업주다. 다화는 오늘날 하이크비전과 함께 글로벌 CCTV 양대 산맥을 이루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링파오는 창업 초기엔 다화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링파오의 대다수 연구개발(R&D) 인력도 다화에서 넘어온 것으로, 링파오가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한 공급망 비용 절감을 핵심 전략으로 삼은 배경이기도 하다. 주장밍 회장은 "링파오는 다화의 DNA를 많이 물려받았다"고 종종 말한다.
주 회장이 전기차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15년 스페인 여행 당시 르노차에서 생산한 미니 전기차를 우연히 목격하게 되면서다. 그는 다화가 축적한 전자장비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데이터나 하드웨어 기술을 전기차에 적용하면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더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2015년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산업을 적극 장려하며 지원하던 때이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2015년 12월 링파오자동차가 항저우에서 출범했다. 링파오, 중국어로 '0'에서부터 달린다는 뜻이다. 첫 시작부터 순조롭진 않았다. 2019년 1월 출시한 첫 순수전기차 모델 S01은 3년간 누적 판매량이 3000대 미만일 정도로 시장에서 참패했다.
하지만 이미 수십년의 기업 경영 노하우가 있었던 주 회장은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2020년 5월 소형 미니전기차 'T03'을 출시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2022년 홍콩거래소에도 성공적으로 상장한 링파오는 잇달아 C11, C01, C10, C16, B10 등 모델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어 오늘날 중국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링파오의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주장밍 회장은 최근 "기업가로서 링파오가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링파오가 잘나가지만, 제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증명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저장성의 기업가 정신을 재차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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