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게임 체인저는 누구?"...KDDX 놓고 불붙은 HD현대·한화의 해양전장

  • HD현대, 2년 만에 복귀… KDDX·충남함 앞세워 '해양전장' 선언

  • 한화, 무인잠수정·지휘통제함 등 미래전력 전면 배치

  • AI 기반 함정과 KDDX 놓고 조선 빅2 물밑 경쟁 본격화

HD현대의 신형 호위하충남함 HDF-4000 모습 사진김정훈 기자HD현대의 신형 호위함 ‘충남함’ HDF-4000 모습. [사진=김정훈 기자]

"미래 해양 전장은 유·무인 복합 전력이 주도할 것이다. HD현대는 독자 기술력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준비를 마쳤다."

28일 부산 벡스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현장에서 HD현대 관계자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2023년 행사에 불참했던 HD현대가 2년 만에 복귀한 이번 전시는 그 의미부터 달랐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동시에 현장을 찾으며, 국내 양대 조선그룹의 정면 승부가 펼쳐지는 무대로 이목이 집중됐다.

HD현대는 '국내함정', '수출함정', '미래함정’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전시관을 구성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눈길을 끈 건 충남함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정교한 모형이었다. 전시장 중심에는 각국 해군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이 밀집해 HD현대 관계자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부스를 오가며 군 관계자들이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전시는 'HCX 시리즈'와 전투 무인수상정(USV). 유·무인 복합전력이라는 미래 해전 개념을 담은 전투 시뮬레이션 영상과 함께 선보인 이 장비들은 “AI 전력화의 실현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군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맞은편에서는 한화가 준비한 '통합 전략관'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 3사가 총출동한 전시관은 마치 실전 작전지휘소를 방불케 했다. 한화 부스 한가운데에는 무인전력지휘통제함과 전투용 무인잠수정(UUV), 차세대 3600톤급 잠수함이 실제 해양 작전을 연상케 하는 그래픽 영상과 함께 배치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무인잠수정 전시존은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작전 현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내부 구조는 물론 전자기파 차단 기술, 자율항법 시스템까지 설명하는 데모 시연이 이어졌고, 관람객과 군 관계자들이 장비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며 기술 수준에 감탄을 표했다. 부스 주변을 분주히 오가던 군 관계자들은 무인잠수정 작동 원리와 전술적 활용 가능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현장의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높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무기 판매나 방산 수출을 넘어, 전 세계 해군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미래 전장 주도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I 기반 무인 전력과 지휘통제 능력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통해 해양 방산 분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MADEX는 14개국, 200여개 방산 기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다. 그중에서도 KDDX 수주전과 무인 전력 개발 경쟁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 이지스 구축함 6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공동 주관사로 지정하며 양사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의회가 동맹국 조선소에 미 해군 함정 건조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장을 지켜보던 한 해양전력분석 전문가는 "이번 MADEX는 단순한 기술 전시회가 아니다. 국내 조선 방산 산업 재편 방향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며 "HD현대와 한화의 이번 전면전은 향후 10년 해양방산 주도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ㅇㅎ한화그룹의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모습. [사진=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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