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감독 가능한 은행 먼저 시작"

"한은 규제밖 기관서 사고 시 지급결제 시스템 무너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발행한다면 한은이 감독가능한 은행권부터 시작해 필요하면 차차 범위를 넓혀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혁신 가능성을 보면 오히려 한은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줘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감독가능한 은행권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시작한 후 필요하면 차차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 대체제이므로 비은행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게 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화폐는 가격이 변동하지 않고 언제든지 교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한은이 규제를 할 수 없는 기관이 화폐 대용 대체제를 가지고 있다가 혹시 (루나 사태와 같은) 사고가 난다면 화폐 지급결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로 자금을 쉽게 유출해 규제를 피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도피책이 있기 땜누에 자금규제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금융위원회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허가권을 두고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부정했다. 그동안 한은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가된다면 한은이 인가 단계부터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화폐로 한은 본업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다른 기관이 정하게 두기에는 너무 많은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지 결코 권한을 가져오려는 취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