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고 보자" 공급부족, 대출 규제에 움직이는 시장...토허제 '풍선효과' 서울 외곽, 경기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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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부동산에 매매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로 확대 재지정한 이후 풍선효과가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강남 3구과 한강 벨트 인근 지역의 아파트 값이 워낙 빠르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오는 7월 대출 규제를 앞두고 있어 막바지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를 토대로 서울시 토허구역 해제기간(2월10일~3월24일)과 재지정 이후(3월31일~5월26일) 자치구별 누적 증감률을 비교한 결과, 구로구의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 상승 폭은 해제기간 0.05%포인트(p)에서 재지정 이후 0.34%p로, 0.29%p 확대됐다.

동대문구와 은평구 등도 해제 기간 각각 -0.03p%, 0.03p%에서 재지정 이후 0.20p%, 0.26p%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 성북구, 종로구 등 다른 강북 지역들도 재지정 이후 수요 몰리며 상승 폭이 커졌고, 외곽지역인 노원(-0.10%p→0.04%p), 도봉구(-0.02%p→0.03%p) 등은 변동률이 상승 전환했다. 

서울 인근 경기 지역에서도 풍선효과는 확인됐다. 성남시는 해제 기간 0.19%p에서 재지정 후 0.86%p로 상승 폭이 0.67%p확대됐다. 하남시 역시 0.29%p에서 0.40%p로 재지정 이후 상승률이 더 높았다. 경기 광명시는 하락 폭을 -0.98%p에서 -0.31%p로 줄였다.

업계에서는 선호 지역의 가격 부담,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 구축 아파트가 밀집됐거나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좋은 신축 아파트가 밀집된 곳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는 매매와 전세거래가 조금씩 이어져 숨통이 트이고 있다"며 "가격이 빠르게 오른다고 보긴 어렵지만 저가 매물부터 팔리기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풍선효과가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 부족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남권 등 핵심지는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다른 지역들은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매수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거래 절벽이 장기화된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관망하던 수요층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6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기 부양 의지가 강화된다면 금리 인하와 맞물려 시장 전반의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불안 조짐을 보일 경우 추가 규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다 대출 규제 강화도 예고돼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스트레스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금융환경은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모양새"라며 "금리 인하에도 거래시장이 숨을 고르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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