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發 실적 훈풍에... '깐부' SK하닉 미소, 메모리 힘 빠지는 삼성

  • SK하이닉스, 엔비디아 파트너 된 후 글로벌 HBM 70% 차지

  •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2위 내려앉고 범용 시장선 중국 추격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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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사]

엔비디아의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바라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분위기가 상반된다.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처인 SK하이닉스는 환호한 반면 그렇지 못한 삼성전자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29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 1분기 매출 440억6000만 달러(약 60조5600억원), 순이익 187억7500만 달러(약 25조84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26%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반갑다. SK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사내 분위기가 좋은 것이 사실"이라며 "반도체 공급사로서 고객사의 성장은 곧 회사의 동반 성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덕에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70%의 점유율로 주도권을 유지 중이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공급하면서 쌓은 끈끈한 관계를 HBM4(6세대) 시대에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양사 간 HBM4 12단 제품 공급 협상도 마무리 단계로 알려졌다. 4분기 납품 예정인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 플랫폼' 출시에 맞춰 초도 물량 규모와 최종 가격 등이 확정될 전망이다.  

반면 HBM 대응에 실기한 삼성전자는 아직도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지 못한 데다 중국의 추격까지 받으면서 메모리 시장 내 지위를 잃고 있다.

D램 시장(매출 기준)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며 33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출하한 메모리 용량도 전년 동기 대비 18.8% 줄어든 4684억7588만9000GB에 그쳤다.

삼성전자 측은 "1분기 메모리 시장은 주요 데이터센터 및 테크 기업들의 AI향 투자가 지속되며 견조한 서버향 D램 수요가 유지됐지만, 서버 SSD는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 과제가 순연되면서 수요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실제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DDR4 등 구형 제품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저렴한 가격의 DDR5를 앞세워 내수를 공략하고 있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도 화웨이 등 자국 세트 업체에 모바일용 낸드플래시를 공급 중이며,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의 초기 수요 대응을 확대하고, 서버향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반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양산 예정인 HBM4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신기술 '하이브리드 본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자국 내 점유율 확대로 인해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메모리 기업의 매출 기반 축소가 예상된다"며 "엔비디아향 HBM 공급 여부에 따라 제조사 간 실적 차별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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