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도약 준비하던 한국앤컴퍼니 '패닉'…경영 정상화·채용·투자도 올스톱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조현범 회장 1심 징역 3년…법정구속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조현범 회장 1심 징역 3년…법정구속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1심에서 중형을 받고 법정구속되면서 그룹 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관세 대응과 한온시스템 경영 정상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 조직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조 회장이 이끌던 신사업 발굴·투자, 연구개발(R&D) 등도 올스톱이 예상돼 '제2 도약'을 준비하던 그룹의 미래 동력 약화까지 우려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조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보석 상태였던 조 회장은 이날 다시 구금됐다.
 
조 회장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875억원어치 타이어몰드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경쟁사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MKT에 약 130억원의 이익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MKT가 본 이익은 조 회장 등 총수 일가로 흘러갔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조 회장이 구속되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리더십 부재에 직면했다. 한온컴퍼니 체질 개선과 경영 정상화 로드맵 추진도 불투명해졌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올 초 글로벌 2위 자동차 열관리 기업 한온시스템 인수를 완료하며 재계 30위권에 처음 진입했다. 다만 한온컴퍼니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업황 부진과 누적 적자로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전기차 판매 감소 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지난해의 경우 50여개 해외 법인중 25곳에서 적자를 냈다. 조 회장은 연내 한온시스템의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 효율화와 인력 재구조화, 흩어진 계열사간 자원·기술 통합을 주도해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었다.
 
조 회장이 앞장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타이어 등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과 첫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설립, 대규모 공개채용 등도 추진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최근 100% 자회사인 한국앤텀퍼니벤처스를 출범시키고, 인공지능(AI), 로봇, 모빌리티 플랫폼, 증강현실(AR), 빅데이터, 항공우주, 양자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 수백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조 회장은 2020년부터 그룹의 미래 중장기 전략을 담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며 이번 CVC 설립을 주도했다.

이날 1심 결과에 그룹은 침울한 분위기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 "항소를 포함해 법적 대응 방안을 신중히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재계 역시 아쉽다는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이 있긴 하지만 한국앤컴퍼니 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전기차 부품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은 오너가 직접 고객사를 만나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 회장이 구속되면 그룹의 신규 사업은 추진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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