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LS일렉트릭 항공우주·방산 분야 협력…'反호반 동맹' 구축

대한항공과 LS일렉트릭은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대한항공]

한진그룹이 LS그룹과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양사 모두 호반그룹과의 분쟁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상호간 손을 더욱 꽉 맞잡는 모습이다.

대한항공과 LS일렉트릭은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항공우주·방위산업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임진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장과 이상준 LS일렉트릭 자동화CIC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식을 기반으로 긴밀한 인적·물적 자원과 정보 활용을 통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해 양사의 유관 사업 분야 시너지를 확대한다. 세부적으로 △항공제조산업 스마트 팩토리 구축 △항공제조산업 물류시스템 최적화 △차세대 항공기 제조·생산역량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진그룹과 LS그룹이 협력을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 2분기에만 세 번째다. 지난달 25일 양측은 동반 성장·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LS그룹이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이유로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LS 기명식 보통주식 38만7365주가 대상으로 대한항공이 인수해 5년 내 LS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양사는 사업적 목적으로 협력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양사 협력을 공고히 해 최근 지분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호반그룹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호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호반건설은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지분율을 18.46%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호반건설 측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이사 보수 한도 상향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며 견제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한진칼은 자사주 44만44주를 지난 15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며 조 회장의 지분을 끌어올렸다. 현재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원태 회장(20.75%)과 호반건설 간 지분율 격차는 2.29%p다.

호반그룹의 자회사인 대한전선 역시 L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S전선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사 간 부스덕트와 관련한 특허침해 소송이 최근 LS전선의 최종 승소로 확정됐는데, 이 과정에서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3% 미만 수준에서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3% 이상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