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DJI 드론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드론(무인항공기)을 규제하는 복수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될 행정명령에는 중국 드론 제조사 DJI와 오텔 로보틱스(Autel Robotics) 등의 무인기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미 정보기관이 신속히 평가하도록 하고, 위협으로 판단되면 향후 신형 모델의 미국 내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미국 드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드론 생산 확대와 기술 표준 강화, 공급망 회복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에는 민간 시설의 보안 강화를 위한 방안도 담긴다. 철도, 석유·가스 시설, 놀이공원 등 민간 인프라 소유주가 연방항공청(FAA)에 드론 비행 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의 시행도 명령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미군 기지의 무단 드론 침입 사례 이후 강화된 보안 정책의 연장선이다.
미 국방부는 이미 2018년 미군의 중국산 드론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DJI를 비롯한 중국 드론은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내 치안, 수색·구조, 석유·가스 탐사,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플로리다, 테네시, 미시시피 등 일부 주에서는 보안 우려를 이유로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의 중국산 드론 사용을 금지했다.
미 의회도 지난해 12월 DJI와 오텔의 기술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검토하도록 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1년 이내에 위험 평가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이들 기업의 신형 모델에 대해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무선 송신기 사용 승인을 금지하도록 했다. 이 경우 미국 내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 중인 행정명령은 이러한 절차를 연방 차원에서 조속히 진행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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