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가 관세에 韓철강 '패닉'…미국 생산거점 조기 가동 총력전

  • 수출량 감소에서 수출 중단 가능성마저

  • 수입의존도 높은 제품 생산량 확대하며

  • 미국 내 생산거점 조기 완공, 가동률 확대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25% 철강관세를 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철강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전체적인 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대미 수출이 사실상 막힐 가능성마저 언급된다. 한국 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 거점 가동시기를 앞당기면서 수출 다각화로 파고를 극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 업체 경영진들은 휴일에도 출근해 트럼프 행정부 발표로 인한 사업 영향 분석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과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 업계가 트럼프발 미국 관세라는 삼중고를 피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현재 부과 중인 25% 관세만으로도 미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있는 상황에서 50% 관세가 실제로 실행되면 미국 내 수요 위축으로 철강 제품 전체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전체 철강 수출액 중 미국 비중은 약 13%로 추산된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29억 달러(9%) 상당의 철강을 수출하며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에 이어 넷째로 많은 물량을 수출한 국가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25% 관세를 전제로 올해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 물량이 1.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올해 1~4월 기준 대미 철강 수출액은 13억84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2% 줄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관세가 시행된 첫달인 3월에는 전년동기보다 수출액이 19.3% 급감하며 트럼프 관세가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을 확인시켰다.

다음 달인 4월에는 전년동기보다 수출액이 8.6% 늘어나며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열연·중후판 등 주요 품목의 대미 수출은 큰 폭 감소한 가운데 강관·표면처리강판·석도강판 등 미국 내 생산량이 적어 수입의존도가 높은 제품과 고부가(특수강) 제품군이 양호한 수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만 50%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제품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

한국 업체들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수요가 많은 제품 생산량을 늘리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거점 조기 가동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한 기업은 현지 생산물량을 확대하고, 대미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수출국가 다각화로 대응한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지난 4월 공동으로 총 8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 현지에 일관 제철소를 건설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당초 2026년 착공해 2030년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공사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세아제강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미국 공장에서 생산량을 확대하며 파이프라인 및 시추용 강관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세아제강은 트럼프 정부 1기 때인 2017년 관세장벽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 통합금속회사(OMK) 등이 보유한 미국 공장을 1억 달러에 인수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미국 내 생산량을 연 15만t에서 25만t으로 확대했다.

동국제강의 경우 당분간 대미 직접 투자 확대는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사내에 특별수출본부를 신설하고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수출 경로를 다각화해 불확실성을 극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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