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수출 호조세가 5월에 멈췄다. 수출액은 전달보다 7% 가까이 줄고, 전년 대비 신장률은 반토막이 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확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5대 유망 소비재 중 화장품 수출액은 9억6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0억3000만 달러를 기록한 전달보다 6.7% 줄어든 수치다.
전년 대비 성장세로 크게 꺾였다. 올해 국내 화장품 수출은 연초를 제외하고 두 자릿대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1월 수출액은 7억51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2% 감소했지만 2월에는 23.6%(8억8600만 달러), 3월엔 20.9%(9억3900만 달러) 각각 신장했다.
오름세를 이어가던 수출액은 지난 4월 전년보다 20.7% 늘며 올해 처음으로 수출액 10억 달러도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달엔 전년 같은 달보다 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호조세를 보이던 화장품조차 트럼프발 무차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피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572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감소했다. 월간 수출이 1년 전보다 줄어든 건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582억 달러를 기록한 전달보다도 소폭 줄었다.
앞서 국내 수출액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증가하는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왔다. 올해도 1월을 제외하곤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달엔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중국 수출이 급감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K-화장품의 2년 연속 100억 달러 수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12년 10억6700만 달러에 불과했던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01억7800만 달러로 10배 이상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사상 첫 100억 달러 돌파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하반기엔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상호관세를 시행했다가 기본관세 10% 외 추가 관세에 대해선 7월 9일까지 90일간 시행을 유예한다며 발표했다. 한국 상호관세율은 25%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7월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현실화한다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K-뷰티 수출에 분명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이에 대비한 현지화 전략과 유통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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