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트남 원전 재개 움직임에 협력 의지…"전방위 기술·투자 지원 준비돼"

  • 한전 비롯한 다수 한국 기업, 베트남 원전 사업 참여 희망

  • 베트남 정부에 제도 정비 및 전력망 보완 제안

베트남전력공사와 한국전력공사 간 회의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전력공사와 한국전력공사 간 회의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한국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베트남과의 원자력발전 협력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이 최근 국가 에너지 안보 확보와 탄소중립을 위한 방안으로 원자력발전 도입을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측은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과의 전략적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다.

2일 베트남 현지 부동산 전문매체 카페랜드(CafeLand)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KEPCO)를 포함한 다수의 한국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베트남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여러 국가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가능성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KEPCO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Barakah) 원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이후, 한국형 원전 수출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며 해외 수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2009년 원전 개발계획을 승인했으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전력 수요의 급증과 재생 가능 에너지 한계에 따라, 정부는 다시금 닌투언(Ninh Thuan)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철 KEPCO 사장은 “베트남은 연평균 12~14%의 전력 수요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원전 수요가 매우 크다”며, “이번 결정은 시의적절한 조치이며, KEPCO는 베트남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전 도입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실제 KEPCO는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에서 총 20조 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고, 이 프로젝트는 2024년부터 4기의 원자로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며 세계 원전 시장에서 KEPCO의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KEPCO는 베트남을 핵심 전략시장으로 분류하고 적극적인 협력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이 중소형 원자로(SMR) 설계, 시공 및 기술이전 분야에서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SMR은 개발비용이 낮고 안전성이 높아, 에너지 수요가 지속 확대 중인 베트남과 같은 신흥국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홍선 주베트남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 명예회장도 “한국은 40년 이상 축적된 경험과 검증된 기술력을 갖췄다”며 “건설 속도, 안전성, 발전단가 등에서 경쟁우위를 보이는 한국 원전은 베트남과의 협력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국 간의 긴밀한 외교 및 경제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대형 원전 프로젝트도 충분히 성공적으로 추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 명예회장은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 베트남 정부 차원의 외국인 투자자 지원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원전 운영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와 함께,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 제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한국 측은 관련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베트남 정부 기관 및 현지 기업들과의 실무 협의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우대 조치가 마련될 경우, 원자력이 양국 간 에너지 전략 협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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