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이른바 '도지사의 저주'로 불리던 징크스가 깨졌다. 그간 경기지사 출신 대선 후보의 도전이 번번이 좌절됐던 가운데 이 후보가 최초로 대권을 움켜쥐게 됐다.
이른바 '작은 대한민국'인 경기도를 이끄는 경기지사에겐 '대권 잠룡'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실제 2기 임창열 전 지사를 제외하면 민선 체제 출범 후 재임한 경기지사 모두가 대선 출사표를 던진 경험이 있다. 그러나 해당 후보들이 연이어 대권 가도에서 낙마하며 정치계에는 경기지사의 저주라는 표현이 탄생했다.
먼저 1995년 민선 1기 경기지사로 선출된 이인제 전 의원은 1997년 국민신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3위에 그쳤다. 이후 3차례 대권에 도전했지만 줄곧 고배를 마셨다. 2002년 대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가장 유력했으나 '노무현 돌풍'이 불며 경선을 포기했다. 2007년 대선에서는 옛 동교동계 중심의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17년 대선 당시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다.
2002년부터 4년간 민선3기 경기지사를 지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2012년 민주통합당, 2017년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차례로 패해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민선 4·5기 지사를 지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이번이 두 번째 대권 도전이었다. 김 후보는 앞서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패해 2위에 머물렀다. 민선 6기였던 남경필 전 지사도 2017년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경쟁 후보였던 유승민 후보를 꺾지 못했다.
민선7기 경기지사를 역임한 이 후보 역시 경기지사 저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17년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던 그는 2022년 재도전 끝에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으나 0.7%포인트(p) 차이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다만 이번 대선은 시작부터 이전과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와 김 후보가 거대 양당 소속인 만큼 첫 경기지사 출신 대통령 탄생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1대 대통령 선거 결과로 긴 시간 이어져 온 저주가 풀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