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HMM은 올해 재계 순위 17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3계단 상승한 순위로, 두산(28조 1500억원)을 11계단 차이로 앞섰다. 계열사 수는 1개 줄어든 4개지만, 자산 총액은 25조5080억원에서 33조4530억원으로 오히려 31.1% 늘어난 결과다.
국내 3위 해운사 장금상선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 장금상선은 선박 신규 건설계약과 해운업계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자산총액이 37.2% 증가한 19조 4910억원을 기록하며 재계 순위 32위에 올라섰다. 국내 2위 해운사인 고려해운 역시 자산 6조7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단계 상승하며 재계순위 45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재계순위 30위를, SM상선,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의 해운사를 보유한 SM그룹은 34위에 랭크됐다.
해운업이 대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 2020년부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류대란이 발생하며 글로벌 해상 운임이 급상승하며 해운기업들도 덩달아 급격한 외형성장을 이뤘다.
같은해 SM그룹도 재계 순위 34위, 장금상선은 50위에 각각 매겨지며 해운업의 존재감을 키웠다. 최근에는 미·중 관세 전쟁 등의 영향으로 해상 운임이 또다시 상승해 해운업 외형 성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주말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72포인트로 올해 1월1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주 대비 오름폭은 30.7%에 달했다. 통상 해운업계는 SCFI 수익분기점을 1000포인트로 간주한다.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2년 기준)의 평균 SCFI는 3410포인트였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해운, 조선 분야 부흥을 주요 정책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해운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조 기반의 기업들이 유동성 조정기를 거치는 사이, 해운업은 외생 변수에 강한 업종으로 재조명됐다"며 "HMM의 약진은 해운이라는 산업이 단순히 물류를 담당하는 후방산업이 아니라 공급망 전략의 핵심으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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