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정기예금에 몰린 자금 중 2~3% 미만 금리 적용을 받는 비중이 4월 기준 97.3%에 육박했다. 이는 1990년 수치 집계 이래 최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3% 미만 구간은 한 자릿수에 그쳤는데 올 1월 20%대로 증가하다가 4월 90%대로 뛰었다.
은행권이 한은 기준금리 인하 폭을 적용해 2~3%대 상품을 줄줄이 내놓은 데 따른 결과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각각 2.50%다.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과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2.55%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 3~4% 미만 예금 비중은 2.2%로 1년 전(92.1%)에 비해 크게 줄었다. 5% 이상 금리 예치금은 제로(0)다.
대출 수요는 3~4%대 금리에 쏠렸다. 특히 대기업의 3~4% 미만 대출 비중은 38.8%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32개월 만의 최대치다. 해당 구간 금리의 대출 비중은 지난해 4월 2%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1월 16.4% △2월 19.4% △3월 29.1%로 증가해왔다. 그동안 4~5% 미만 구간에 대기업 대출 70%가 몰렸다. 올해는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에 더해 우량 기업 고객 유치 경쟁이 이어지면서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4~5% 미만 대기업 대출 비중은 올 1월 69.2%에서 4월 47.8%로 내려앉았다.
한은이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하고 있어 은행권 예금과 대출 금리는 지속해 내릴 전망이다. 더욱이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로 가계대출 여력이 묶이면 은행들은 기업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영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여지도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 지원과 초저금리 대출을 통한 첨단산업 지원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대출 금리가 당분간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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