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번에도 이스라엘 방어… 이란 미사일 요격 지원

이란이 발사한 발사체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낙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란이 발사한 발사체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낙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자국 핵시설을 먼저 공습한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하자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날 미군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이란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지상과 해상 전력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방어를 도왔다. 미국은 중동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 두 무기체계는 방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미 해군 자산도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는 데 참여했다고 한 국방 당국자는 말했다.

다만 해군 함정이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직접 격추하기 위해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는지, 아니면 함정에 탑재된 첨단 미사일 추적 체계를 이용해 이스라엘이 접근하는 표적을 식별하도록 도왔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AP는 부연했다.

미 해군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구축함 '토머스 허드너'에 동부 지중해로 항해를 시작하라고 지시했고, 백악관이 요청할 경우 투입할 수 있도록 또 다른 구축함에도 전방 이동을 지시했다.

미군 전투기들은 중동 지역의 인력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초계 비행을 하고 있으며, 이 지역의 공군기지들도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고 국방 당국자들은 밝혔다.

CNN은 미국 외에 중동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과거에 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것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해 4월에도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을 당한 뒤 이스라엘에 드론과 탄도미사일 300여기를 발사했는데 당시 이스라엘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요르단 등의 도움을 받아 대부분을 요격했다.

이란은 이날 100발 미만의 미사일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으나 대부분 요격되거나, 이스라엘 영토에 미치지 못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발표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이처럼 이스라엘의 방어를 도울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쉽게 공격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사태 대응을 논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 당국자가 외신에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놓고 미국이 기습공격을 은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몇 달 전부터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압박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공격을 만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이 공격 준비를 마치고 중동지역 대사관 인력들을 철수하면서도 미국이 6차 협상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공격 직전 트루스소셜에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외교적 해결'에 전념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이란과의 합의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고 대답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미국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 아래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폭스뉴스를 통해 "이스라엘의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이란의 비타협적 태도 때문에 공격이 일어났다"며 책임을 이란에 전가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 기지 등에 보복 공격에 나설 경우 중동 지역에 전면전이 발생해 미국도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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