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업계, 국가 AI 데이터센터 참여 대신 직접 짓는다

  • SK텔레콤, AWS와 국내 최대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 네이버·카카오도 직접 구축, 해외 빅테크와의 협업 등 유리

  • 정부주도 AI 데이터센터는 응찰자 '0'...의사결정 자유롭지 않고 지분 확대 어려워

 
사진은 SK브로드밴드 가산 AI 데이터센터AIDC 모습 사진 SK텔레콤 제공
사진은 SK브로드밴드 가산 AI 데이터센터(AIDC) 모습. 사진, SK텔레콤 제공

정부가 그래픽카드프로세서(GPU) 1만장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AIDC)' 설립에 나설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사이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이 직접 AIDC 설립에 나서 주목된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사업 확장 가능성과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등을 고려하면 직접 투자가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16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울산 미포 국가산단에 2029년 2월 완공을 목표로 GPU 6만장, 103메가와트(MW) 규모의 국내 최대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 회사는 2027년 11월까지 우선 40MW 규모의 AIDC를 구축, 가동할 계획이다. 총 6만장에 달하는 GPU 수급이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SK그룹과 AWS의 전체 투자 규모가 최대 7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AIDC 구축에 SK그룹 전체의 역량을 담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SK그룹은 개발·운영(SK AX), 에너지(SK가스), 반도체(SK하이닉스), 건설(SK에코플랜트) 등 그룹 역량을 총결집해 이번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다.

AIDC 구축 작업을 맡는 SK텔레콤은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소개하고 가입자들에게 아마존 상품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긴밀하게 협업해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구축 전략에도 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이다. 

AWS는 AICC(인공지능 고객센터) 등 통신 기반 AI 서비스 확장을 위해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T와 협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챗GPT 운영사인 오픈AI가 소프트뱅크와 비슷한 맥락에서 협업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경기 파주에 축구장 9개 규모인 약 7만3000㎡ 규모의 AIDC를 구축중이다. 2027년 5월까지 6156억원을 투자한다. 액체냉각 등 고발열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에 최적화한 냉각 설계를 반영할 계획이다. 완공되면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최초로 3개 이상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운영하게 된다. 

KT는 아직 별도의 AIDC 구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030년까지 320MW 이상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냉 등 고효율 냉방 기술을 도입하고 AI 자율운영 플랫폼 구독형 GPU 인프라 서비스 등 AIDC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도 남양주에 6000억원을 투자해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오는 2029년 준공이 목표로, 남양주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안산에 이어 카카오의 두 번째 데이터 전진 기지가 된다.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의 ‘각 세종’은 민간 기준 현재 최대 규모로, 엔비디아의 GPU A100이 단 2000여 개 탑재돼 있다.

주요 ICT 기업들이 자체 AIDC 설립에 나서는 이유는 사업 확장성과 해외 빅테크와의 협업등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민관 합작의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자 응모가 두 차례 모두 유찰된 이유다. 

ICT 업계는 “민간 기업이 부담할 것은 많은데 실익은 아예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분이 과반이라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라며 “향후 사업 확장, 빅테크와의 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조건 등을 변경하거나 중견, 중소 사업자 위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 내용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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