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가 벌써부터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4선 정청래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는 온라인 연판장이 당원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다.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 본격적인 당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X(구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는 '박찬대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추천합니다', '박찬대 당대표 타이틀을 차고 찬데서 뜨겁게 일하라'는 제목의 온라인 서명운동이 공유되고 있다. 서명 페이지는 "알찬박찬대를 당대표로 청원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며 박 전 원내대표를 당 대표로 추천하는 서명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데 따른 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15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고,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자마자 당권 경쟁이 본격화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원내대표는 현재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그는 지난 12일 원내대표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주변에서 의견들을 많이 주시기도 해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탄핵과 대선이라는 중대한 정치 국면에서 민주당을 이끌며 당원들과 의원들로부터 인지도와 신뢰를 쌓아온 상황이다.
다만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차기 당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첫 여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되는 만큼, '협치'와 '강공'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협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당내에도 상당 부분 존재하는 만큼, 이들을 잘 아우르며 당을 운영해 나갈 사람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2일 신임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1차 비공개 회의를 열고 오는 7월 10일 하루 동안 후보자 등록을 받은 뒤 △충청(7월 19일) △영남(20일) △호남(26일) △수도권·경기·인천(27일) △서울·강원·제주(8월 2일) 등 5개 지역에서 순회 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