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자영업자 길거리로 내몬다" 아우성...왜

  • 민간 수영장 인근에 공공 수영장 건립해 시끌

  • "IMF보다 힘든데"...근로자들 실업자 전락 위기

  • 포항시 "법적으로 문제 없다" 입장만 되풀이

포항오천실내수영장 내부 전경 사진최주호기자
포항오천실내수영장 내부 전경. [사진=최주호기자]
폐업자 100만명 시대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중고까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폐업률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 포항시가 자영업자를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포항시는 지난 2020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 생활SOC복홥화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남구 오천읍 원리 1564번지 일원에 연면적 7765㎡, 건축면적 4726㎡ 규모로 문화와 체육활동을 위한 공공시설인 포항 다원복합센터 조성에 들어갔다.
 
포항 다원복합센터는 공모 선정 후 행정절차를 거쳐 2023년 착공에 들어갔으며, 2025년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포항 다원복합센터는 지하 1층과 지상 3층 규모로 모든 층에 수영장 시설이 조성됐으며, 수련시설(청소년문화의집)과 노유자시설이 함께 주요 시설로 구성됐다.
 
포항시는 6월 준공과 동시에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수영장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포항 다원복합센터가 공모 사업에 선정되기 전부터 남구 오천읍 원동로 원동스포츠센터 지하 1층에는 개인사업자가 포항오천실내수영장(이하 ‘오천실내수영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오천실내수영장은 원동스포츠센터 건물이 준공된 2019년 12월부터 수영장 회원모집 및 홍보 활동을 시작으로 2020년 3월 1일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포항시의 공모 사업 선정 소식이 들리면서 오천실내수영장과는 직선거리 800m 위치에 국비 450억원이 투입되는 포항 다원복합센터가 건립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개인사업자는 공모 사업 주체인 포항시 법무팀을 방문해 바로 인근에 수영장이 있는데 동일 업종이 들어오면 사업장을 문 닫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도면수정 또는 문제점 해결 방법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다.
 
포항시 법무팀은 향후 새마을체육과(현 체육산업과)로 사업이 이관되니 이관 때 이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체육산업과에 현재 포항시에 건립되는 수영장은 모두 성인들 전용시설이라 오천실내수영장 시설은 어린이수영장으로 바로 사용 가능한 시설이니 매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법률적 문제점은 없는 상태로 개인 시설물을 매입하고 나면 향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전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건에 대한 사례로 인하여 다른 민원 건도 매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유로 4년을 끌어오면서 이제와서 법률적 검토를 거쳤으며, 소송하라는 무책임한 답변 만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16일 열린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포항시의 문화·체육 공공시설 건립에 대한 제대로 된 수요조사와 폐업 위기를 막을 대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민정 포항시의원은 “포항시가 제대로 된 수요조사도 없이 위치를 선정하고 포항시의회와도 아무런 협의 없이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하니 민간 시설을 가진 개인사업자만 무너져 내린다”고 질타하며 “폐업하지 않을 대안은 없느냐”고 질의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제대로 된 수요조사 자료는 없다”며 “민간 시설을 매입하면 선례로 남을 수 있어 현재로서는 폐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무책임한 답변 만을 늘어놓았다.
 
포항 다원복합센터 착공식 장면 사진포항시
포항 다원복합센터 착공식 장면. [사진=포항시]
한편 당장 오는 9월부터 포항 다원복합센터가 운영에 들어가면 개인사업자는 파산이 불가피해지며, 오천실내수영장 근로자 15명은 실업자로 전락하게 될 처지에 놓여 포항시가 일자리 창출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포항시 대이동에 사는 A씨는 “포항시의 수요조사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사업들이 개인사업자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포항시에는 현재 어린이 전용 수영장이 한 곳 밖에 없다. 그마저도 건물이 노후화 되어 내부 수리 중이라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천실내수영장을 포항시가 어린이 전용 수영장(생존 수영장)으로 개조해 임대해서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며 “포항시의회에서는 공공 시설물 조성이 개인사업자의 파산으로 빚더미에 앉는 형태는 막아야 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