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판 헝다 사태?" 홍콩 부동산재벌 뉴월드 '디폴트' 위기 넘겼지만...

  • 만기 도래 채권이자 69억원 지급..숨통 트여

  • 하지만 영구채 이자 1000억원은 지급 유예

  • 37조원 부채 "홍콩서 부채 가장 많은 부동산기업"

  • "헝다보다 中경제 미칠 영향 더 크다"

  • 中 부동산 침체 장기화할까

홍콩에 소재한 뉴월드그룹 본사 건물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에 소재한 뉴월드그룹 본사 건물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부동산 재벌 신스제(新世界, 영문명: 뉴월드)가 최근 만기가 도래한 채권 이자를 지급하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한고비 넘겼다.

하지만 37조원 부채를 떠안고 있는 뉴월드의 유동성 위기가 '홍콩판 헝다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침체된 중국 홍콩 부동산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월드는 전날 16일 만기 도래하는 미국 달러화 채권 이자 505만 달러(약 69억원)를 지급했다. 뉴월드가 만기 후 14일 이내 이자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 사태가 발발할 수 있었으나 한숨 돌린 셈이다.

뉴월드는 지난달 30일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영구채 4건의 약 7720만 달러(1060억원)어치 이자 지급을 유예한다고 밝혀 디폴트 위기가 증폭됐다.

하지만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증권시보는 앞서 뉴월드가  875억 홍콩달러 규모의 은행 대출 재융자를 받았으며,  핵심 자산인 ‘빅토리아 독사이드’를 담보로 최대 156억홍콩달러 규모의 신규 대출도 유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월드는 부채만 2109억 홍콩달러(약 37조원)로, 홍콩에서 부채가 가장 많은 부동산 재벌이다. 3000억 달러(약 400조원)라는 천문학적 부채로 2021년 디폴트에 빠진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홍콩과 중국 경제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윌슨 호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 본토와 경제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뉴월드가 헝다보다 두배 가까이 더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6월말 기준 뉴월드는 홍콩은행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7%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차입금의 약 70%가 무담보였다. 반면 헝다의 은행 관련 차입금 규모는 중국 전체 은행 대출의 1.9%에 불과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헝다 파산 이후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하면, 뉴월드가 파산하면 중국 정부가 구제할 가능성도 있을 정도로 '대마불사' 기업이란 이야기다.  

다만 블룸버그는 홍콩 현지 은행 자본금이 충분한만큼 뉴월드 파산 후의 충격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홍콩이 미국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짚었다.

물론 더 큰 문제는 뉴월드의 유동성 위기가 홍콩과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뉴월드는 홍콩 부동산 판매에서 약 10%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홍콩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뉴월드 자산은 약 10.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뉴월드 위기로 홍콩 부동산 가격이 올해 5~7%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집값은 이미 2021년 최고치 대비 약 30% 하락한 상태다.

또 뉴월드는 2024회계연도 기준 전체 부동산 관련 매출의 약 80%가 중국 본토에서 발생할 정도로 본토 부동산 개발에도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는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5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 주택 판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8.6% 줄어든 2946억 위안(약 409억달러)이었다. 4월(-8.7%)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가까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뉴월드는 홍콩 4대 재벌가 중 하나인 정위퉁 가문의 주력회사다. 뉴월드의 유동성 위기가 정위퉁 가문 산하의 저우다푸(CTF) 그룹 같은 홍콩 또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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