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본 '코스닥 쇼핑' 열풍…모건스탠리·노르웨이銀도 합류

  • 저평가된 韓 중소형주에 매력

  • 모건·노르웨이銀 등 단순 투자

  • 美 행동주의펀드 가비아 겨냥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외국계 자본이 '코스닥 쇼핑'에 나서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에 더해 대형 투자은행, 중앙은행까지 앞다퉈 코스닥 상장사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한때 대형주에만 집중하던 외국계 자금이 중소형 성장주로 투자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계 자본이 국내 중소형주의 저평가 매력을 겨냥해 전략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지난 23일 ISC 주식 106만5290주(지분율 5.03%)를 단순투자 목적으로 매수했다. 같은 날 모건스탠리는 보유 중이던 SAMG엔터테인먼트 주식 46만3023주(지분율 5.28%) 가운데 8만8186만주(지분율 1.00%)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미리캐피탈도 지난 16일 가비아 지분율을 15.56%에서 15.90%로,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율을 12.21%에서 12.39%로 각각 늘렸다고 공시했다. 취득 목적은 모두 '일반 투자'로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임원 보수나 배당 확대, 이사 선임 반대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가능하다.
 
외국계 기관들은 단순 지분 투자부터 행동주의적 접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SAM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일정 지분을 매입한 뒤 주가가 반등하자 차익을 실현하며 빠져나간 사례로 단기 수익을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SAMG엔터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612.77% 급등했다. 전체 상장 기업 가운데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미리캐피탈이 지분 투자한 가비아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도 투자하고 있는 곳들이다. 시장에선 두 펀드가 경영진에 공동으로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해외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행동주의 펀드와 동시에 같은 기업을 겨냥하는 '스워밍' 전략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스워밍은 사전 협의 없이 다수의 행동주의 펀드가 동일한 기업을 각자 독립적으로 겨냥하는 전략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방어가 더욱 어려운 구조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해 주목받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달튼은 콜마홀딩스를 포함해 10개 이상의 국내 상장사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 법인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지분 변동이 나타난 ISC, SAMG엔터테인먼트, 가비아 등은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외국계 자본의 투자 관심이 기존 대형주에서 중소형 성장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경영 참여 시도나 SK-소버린 간 경영권 분쟁처럼,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가 대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흐름과 비교하면 전략적 범위가 한층 넓어진 셈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외국계 자본의 저가 매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 정책 변경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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