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저축은행이 진행한 NPL 입찰에서는 매각 단가가 전년보다 평균 10%가량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회수율이 낮아 외면받던 무담보 채권에도 응찰 수요가 붙으면서 일부 자산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배경으로는 투자자 지형 확대가 꼽힌다. 기존에는 회수조직을 갖춘 대부업체나 캐피털사가 NPL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새로운 대체 수익처로 저축은행 NPL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채권을 선별해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입찰 참여자 간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배드뱅크 설립 논의도 NPL 매각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장기 연체채권을 전담 처리할 비영리법인 형태의 배드뱅크 신설을 검토 중이며 관련 감독규정 개정도 예고된 상태다. 제도 도입 시 저축은행이 보유한 연체채권 매각 창구가 기존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하면서 시장 가격에 심리적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는 해석이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권 전체 연체율은 9.02%로 2016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13.65%에 달했고 가계대출도 4.72%로 집계됐다. 이 같은 연체자산 증가에 대응해 저축은행들은 연내 추가적인 NPL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도 저축은행 NPL 시장 유동성은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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